쿠르츠 당대표 총리 취임 전망
극우 정당 자유당과 연정 예상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중도우파 국민당이 승리했다. 국민당을 승리로 이끈 만 31세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당 대표는 전 세계에서 민주 선거로 뽑힌 최연소 정치지도자에 오르게 됐다.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15일(현지시간) 오후 10시 50분 현재 개표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국민당이 31.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극우 자유당은 27.4%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고,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은 26.7%의 득표율로 3위로 내려앉았다.
사민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해왔던 국민당은 지난해 대선 결선 투표에 후보를 진출시키지도 못하고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연립정부의 외무장관을 맡고 있던 쿠르츠가 올해 5월 당 대표를 맡은 뒤 지지율이 급등했다.
쿠르츠가 취임한 날부터 이달 9일까지 국민당은 40여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한 번만 제외하고 줄곧 30%대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렸다.
쿠르츠는 반(反)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지중해 난민 루트 폐쇄, 난민 복지 축소 등을 약속하며 우파 유권자들의 표심을 돌이켰다.
불과 5개월 만에 판세를 뒤집은 그는 ‘분더부치(능력자), ‘원더보이’, ‘젊은 귀재(whizz-kid)’라는 별명을 얻었다.
쿠르츠는 이번 총선 후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예상돼 민주 선거로 뽑힌 가장 젊은 정치지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오스트리아가 오른쪽으로 향했다”며 “국민당과 자유당은 난민을 억제하고 이미 국내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고 분석했다.
CNN도 “오스트리아가 오른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면서 중도좌파인 사민당이 제기했던 부의 재분배, 실업과의 전쟁은 선거 이슈에서 밀려나고 오로지 난민 문제만이 선거에서 쟁점이 됐다고 평했다.
국민당은 현재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 대신 자유당과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경우 2000년 총선 이후 17년 만에 우파 보수 연정이 꾸려지는 것이다.
지난달 독일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3위로 처음 원내 진출한 데 이어 이번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우파가 승리함에 따라 유럽의 정치 지형은 오른쪽으로 더 기울게 됐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이어 독일, 헝가리, 폴란드 등에서 EU 난민 정책에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EU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온 자유당의 연정 참여는 EU에 부담을 더할 전망이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