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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날 고궁 거닐기ㆍ음악회…시나브로 옷깃에 단풍 들겠네
경복궁ㆍ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 왕릉
이달 20일~다음달 중순 단풍 시즌 맞아
음악회ㆍ책읽기ㆍ궁궐 일상 엿보기 등
문화행사 풍성…가을정취 만끽 기회로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멀리 가지 않아도 진한 가을빛으로 도심 곳곳이 물드는 10월 한가운데에 와 있다. 때마침 이번 주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고궁과 왕릉 등의 유적지가 고운 단풍 옷으로 갈아입고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길 것으로 예상되며 풍성한 가을 문화잔치까지 다채롭게 준비돼 있으니 주말나들이 장소로 삼아도 좋을 듯싶다. 

[창경궁 춘당지의 가을은 보는 순간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워 한동안 넋을 놓게 하는 공간이다.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약 한 달간 문화유산과 곱게 물든 단풍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가을을 맞아 4대 궁궐(경복궁ㆍ창덕궁ㆍ창경궁ㆍ덕수궁)과 종묘, 조선왕릉, 현충사 등 주요 유적지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고궁과 종묘, 선릉 등은 20일~11월 19일 사이에 단풍이 고울 것으로 여겨지며, 덕수궁과 선릉의 경우 이 기간 동안 오후 9시까지 개방돼 도심 야경과 어우러진 특별한 가을밤을 보내고 싶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광릉과 홍유릉(경기 남양주시)ㆍ동구릉(경기 구리시) 등은 24일~11월 15일이 단풍 시기로 전망돼 시간만 잘 맞춘다면 특별한 단풍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묘는 사계절 내내 고즈넉하지만 특히 단풍들 때쯤 방문하면 도심 속 가을의 진한 향기에 취할지도 모른다. 사진제공=문화재청]

또 올가을엔 단풍으로 곱게 물든 문화유적지 나무그늘 아래를 임금님처럼 거닐어보거나 정자에 앉아 책 한 권을 읽으며 사색에 잠겨볼 수도 있으며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색다른 문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20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경복궁 수정전에서 전통음악을 공연하는 ‘고궁음악회’가 열린다. 휴궁일인 화요일을 제외하고 비가 와도 천막 등이 쳐져 공연을 볼 수 있다. 음악공연 후 경회루 서쪽 길을 따라 걸으면 곱게 물든 단풍길을 만날 수 있다. 

[경복궁에서는 다음달 30일까지 단풍 물든 궁궐 뜰에서 전통음악 공연을 볼 수 있다. 사진=경복궁 홈페이지]

또 창덕궁 후원 정자에 앉아 가을햇살을 즐기면서 옛날 궁궐사람들처럼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4개의 정자에 놓인 800여권의 책 속에서 사색과 여유로움을 누려보자. ‘창덕궁 후원에서 만나는 한 권의 책’은 17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이어진다. 독서공간인 부용지와 애련지가 창덕궁에서 인생단풍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핫플레이스다. 

[창덕궁 부용지의 가을 풍경은 연못에 한가득 비친 파란 하늘과 단풍잎으로 인해 한폭의 채색화처럼 아름답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창경궁에서는 오는 29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1시30분과 2시30분에 조선시대 영조 대왕과 왕가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궁궐 일상을 걷다’가 진행된다. 전각 4곳에서 각각 재현되는 임금과 신하의 접견 모습, 왕비 간택 모습 등 당시 구중궁궐 속 사람들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또 단풍들 때 창경궁의 춘당지의 풍경은 연못에 비친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인해 카메라 셔터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덕수궁에서는 11월 3일까지 매주 금요일 낮 12시10분부터 커피와 함께 세계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정오음악회’가 열리고 있으니 점심시간을 이용해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오는 25일에는 매달 열리는 ‘석조전음악회’가 있다. 가을밤 궁궐에서 열리는 특별한 음악회에 초대받기 위해선 18일 오전 10시에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하는 것도 잊지 말자. 덕수궁 정문 안 길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노란 은행 이불을 덮는다. 

[가을을 품은 덕수궁의 색채가 전각 처마의 고운 선과 만나 참으로 곱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이 밖에도 종묘에서는 11월 4일에 가을마다 지내는 큰 제사인 ‘종묘 추향대제’가 열리며, 서오릉(경기 고양시)에서는 오는 28일에 소혜왕후(인수대비)의 삶을 담은 ‘서오릉, 가을愛’ 공연이 , 영릉(경기 여주시)에서는 28일에 ‘세종대왕릉 왕의 숲길 음악회’가 각각 펼쳐질 예정이다.

현충사(충남 아산시)에서도 이달 28일과 29일 이틀간 낙엽 밟기, 즉석 사진촬영 등의 가을 단풍맞이 행사가 진행되며, 칠백의총(충남 금산군)에서는 이달 일요일마다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에코백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장릉, 태릉, 만인의총 등 전국 곳곳에서 아름다운 단풍길을 만날 수 있다. 

[현충사는 입구부터 노란 가을 옷을 입고 가을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현충사 홈페이지]

마침 이 기간에 ‘가을여행 주간’이 들어 있어 창덕궁 후원을 제외한 4대 궁과 종묘 등의 입장료가 내국인에 한해 50% 할인되니 한번쯤 들러 고궁의 가을을 즐겨보자.

문화재청 관계자는 “자연경관이 잘 보전돼 있는 고궁과 왕릉, 유적지에서 가족과 친지들이 함께 거닐며 가을을 만끽하고 일상 속 여유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고궁과 왕릉 등 품격 높은 문화유산들이 국민과 더 가까운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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