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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로 열린 그 길 그 거리…이 가을을 걸어 볼까
문래·성수·강릉 명주동·인천 송화마을…
관광공사 걷기좋은 도시재생관광지 추천


히로시마, 오카야마현 등 일본의 ‘중국지방’에는 방치돼 있던 공장터 등 옛 건축물이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메카로 거듭난 관광지가 여럿 있다.

그 중에서 오카야마현 구라시키(倉敷)시에 있는 아이비 스퀘어(Ivy Square)엔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수련’ 작품을 빼닮은 연못이 있다. 고풍스런 대학 캠퍼스처럼 담쟁이(Ivy) 넝쿨이 온 건물을 휘감아 계절별로 다른 자태를 뽐낸다.


1889년 지어진 방직공장이 문을 닫은 뒤 이 도시의 흉물로 남아있다가, 이 공장 창업자인 오하라 마구사부로(大原孫三郞)씨와 지역 유지들이 뜻을 모아 1974년 시민 종합 휴식 및 문화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지금 이곳을 찾는 이는 시민들보다 관광객이 훨씬 많다. 여러 나라 식당, 문화시설, 숙소, 결혼식장, 도예-미술-유리 공방, 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세계적인 오하라 미술관 주변 거리를 고풍스럽게 복원까지 한 구라시키는 아시아 도시재생의 선구자 격이다.

영국 런던 템즈강 남쪽변 테이트모던(Tate Modern)은 1940년대 건설된 화력발전소 건물로 1981년 폐쇄되었다가 2000년 현대미술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외관은 발전소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내부만 개조하여 역사와 현대문화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국에서도 도시재생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한때 서울에서 가장 큰 철강 공단 지대였으며, 지금도 철공소 1000여 곳이 있는 문래동은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면서 ‘문래창작촌’<아래 사진>이란 이름을 얻었다.

공장 담벼락과 철문, 거리 곳곳에 이곳이 예술로 다시 피어나고 있음을 알리는 그림과 조형물이 생겼다. 덕분에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문래동을 찾는 젊은이의 발길이 이어진다.


성수동 수제화거리의 변신은 업계 종사자들이 앞장섰다. 이들은 지자체와 힘을 합쳐 성수동 일대를 ‘수제화거리’로 만들고 다양한 볼거리와 쇼핑, 체험 공간을 운영한다. 성수동 수제화거리 인근 서울숲에 있는 ‘나비정원’도 낡은 정수장을 활용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3번 출구에서 서울애니메이션센터까지 이어지는 ‘재미로’는 만화 캐릭터로 꾸몄다.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자리한 명주동은 고려 시대부터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였다. 편안하게 늙어가던 명주동은 강릉문화재단이 명주예술마당, 햇살박물관, 명주사랑채, 작은공연장 단 등 문화 공간을 운영하면서 강릉커피축제, 명주플리마켓, 각종 콘서트와 공연을 열어 활기가 넘친다. 명주동 도심을 구경한 뒤에는 왁자지껄한 중앙·성남시장에서 점심과 주전부리를 즐기고, 남대천을 따라 커피향을 좇아 안목해변까지 걸어도 좋다.

신시가지 개발로 활기를 잃던 충주 원도심 성내, 충인, 성서동 일대가 도시재생을 통해 거듭나고 있다. 지난 8일 개관한 관아골 청년몰 ‘청춘대로’가 그 신호탄이다. 저마다 개성을 살린 20여 점포가 입점했다. 성내동과 성서동 젊음의 거리 일대 빈 점포에는 청년가게가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는 광주 동명동 동리단길, 대전 대흥동과 소제동, 부산 산복도로, 인천 송월동 동화마을길<위 사진>, 서천 문화예술창작공간, 마산 창동예술촌 등을 올 가을 걷기에 좋은 도시재생 관광지로 추천했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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