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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①피해자 지목 왜? ②아내 자살 관련성은? ③정신장애 있나?
‘어금니 아빠’ 세가지 의문점
“죽은 아내가 좋아했던 애” 진술
살인혐의 인정·딸도 범행 가담
‘기부금 호화생활’ 여부도 수사


딸 친구를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모(35)씨가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에 대해 시인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이 씨가 피해자 A양에 대한 살인 혐의를 인정하고 딸 이모(14)양이 피해자를 집으로 데려와 수면제를 건네는 등 범행에 상당 부분 가담했다. 이 씨 부녀가 살인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번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아직 의문점들은 남아있다.

▶이 씨가 피해자를 지목해 오라고 한 이유는?= 일단 이 씨가 왜 A양을 죽였는지에 대한 이유가 가장 큰 미스테리다. 이 씨는 살인 및 사체 유기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왜 A양을 죽였는지에 대한 진술은 피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 씨는 딸 이 양에게 “엄마가 좋아했던 그 친구를 데려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A양이 이 씨네 집에 가게 된 배경에 대해서 다양한 추측이 나왔었다. 이 양이 이 씨의 명령에 따라 친구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아무나) 우리 집에 놀라오라고 제안하고 A양이 응답해 집에 가게 된 것이라는 설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씨가 A양을 지목한게 게 밝혀지면서 예전부터 A양과 알고 지냈는지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엄마가 좋아했던”이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도 밝혀야 한다.

▶한달 전 아내 죽음과의 연관성?= ‘딸 친구 살해’와 ‘아내의 자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돼야 한다. 현재 이 씨는 지난 9월 자택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내 최모(32)씨에 대한 자살 방조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다.

최 씨는 지난달 1일 의붓시아버지(이 씨의 계부) B씨(59)에게 2009년부터 8년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씨가 남긴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엔 어린 시절부터 가족 등 여러 사람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고백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 씨의 시신에 상처가 있던 점으로 미루어 이 씨가 최 씨를 폭행했거나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내 투신 사건은 A양 죽음과는 현재로서는 별개의 사건으로 보이지만, 이 씨의 평소 행동과 성적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알츠하이머, 정신 장애 2급? 이 씨의 정신 상태는?= 마지막으로 이 씨의 정신 상태와 경제적인 상황 등 개인 신상에 대한 문제다. 이 씨가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에, 추후 이 씨는 자신이 정신 장애가 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 씨는 지난 2008년부터 자신의 블로그와 홈페이지 등에서 “알츠하이머 등 정신 질환을 겪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엔 이 씨가 실제 지적 정신장애 2급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 씨의 정신 상태에 대해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아직 없는 상태다. 경찰은 지난 10일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이 씨의 집에서 정신 장애 판정 문서가 발견되긴 했지만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의 그동안의 행적들을 보면 정신 장애를 호소했다고 하기엔 미심쩍은 부분들이 많다. 이 씨는 1년 전까지 직접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고급 외제차와 수백만원의 혈통견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튜닝에 관한 글에는 전문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기도 했다. 또 지난 이 씨는 2014년까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딸의 희귀병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의 SNS에는 “딸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며 후원금을 모집하는 글이 수십개 올라와있다. 긴박하게 딸 수술비를 모으던 이 씨가 한편으론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딸 기부금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앞으로의 처벌 수위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요소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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