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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 3%?...성장률 전망 ‘너무’ 엇갈린 시각
한은ㆍ기재부ㆍIMF ‘낙관’
소득주도성장 효과 기대
현경연 “文정책 투자 악재”
HSBC “반도체 쏠림 심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한국의 내년 경제전망을 두고 기관별 시각이 너무 엇갈리고 있다. 매년 수치 차이는 있어 왔지만 올해는 그 폭이 너무 크다. 정부 및 국제기관은 내년 우리 경제가 올해보다 더 좋아진다며 낙관하지만, 민간 연구기관들은 갈수록 암울하다며 비관적이다. 경제성장에 기여도가 큰 수출에 대한 시각차가 큰 탓이다.

11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로 발표했다. 지난 4월에 발표한 전망치보다 각각 0.3%포인트와 0.2%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에 재진입하고, 내년 역시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IMF의 시각이다.


IMF가 우리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국이 수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세계경제의 개선으로 글로벌 무역이 늘어나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2.4%→3.5%), 대만(1.7%→2.0%), 싱가포르(2.2%→2.5%)의 성장률도 같은 이유에서 올렸다.

한국은행도 IMF와 대체적으로 같은 시각이다. 한은이 지난 7월 발표한 경제 전망치는 올해 2.8%, 내년 2.9%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최근 살아난 민간소비의 증가로 올해보다 내년에 경기가 더 좋아진다고 본 것이다. 한은이 오는 19일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내년에 경기가 개선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반면 민간 기관들은 내년에 더 어려워진다고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각각 2.7%와 2.5%로 발표했고, HSBC는 각각 2.7%와 2.4%로 전망했다. 즉 올해보다 내년의 경제성장률이 0.2~0.3%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관이 내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수출 전망이 한은 및 IMF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세계경기의 회복세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한국 경제의 특수성 탓에 경기회복 효과를 누리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HSBC는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가 반도체에 국한된 점을 주목했다.

제임스리 HSBC 이코노미스트는 “8월 한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4% 많아졌는데, 이중 반도체 수출은 56.7% 늘었다”며 “반도체 외의 다른 주요 산업에서는 아직 강한 회복세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수출 호조는 반도체라는 일부 산업의 호황에 따른 것이라 반도체 시장이 꺾이면 수출도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다.

현경연 역시 내년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통화긴축 기조와 대(對) 중국 교역조건 악화 등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간 수출과 함께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투자도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로 건설투자 증가율이 대폭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글로벌 경기와 우리 경제가 따로 가는 디커플링을 경험했다”며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이견이 없는데도 민간 기관의 경제 전망치가 다소 보수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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