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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불천탑’ 화순 운주사 가보니…“12m 넘는 와불 아이들도 신기”
[헤럴드경제(화순)=박대성 기자] 각 1000개의 불상과 불탑이 세워졌던 ‘천불천탑(千佛千塔)’ 신비를 간직한 전라남도 화순군 운주사가 추석연휴 가족여행 답사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9일 화순군에 따르면 도암면 대초리에 소재한 운주사에 주말인 7일 2000여명, 8일 1500여 명 등 연휴기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운주사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돌로 된 석불석탑이 각각 1000구씩 있었던 흡사 설치미술과 같은 희귀사찰이지만, 임진왜란 등으로 인해 훼손됐으며 현재는 석불 93구와 석탑 21기만 남아있는 상태다.

운주사 정상에는 높이 12.7m와 10.3m에 달하는 누워있는 와불 한쌍(입상,좌상)이 있는데, 이곳 운주사에서는 “와불이 일어서는 날 새세상이 열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사진=화순군청]

1530년 신증 ‘동국여지승람’에는 석불과 석탑이 각 1000구씩 있다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적어도 조선초기까지는 2000구가 존재했을 것으로 사찰 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곳 운주사는 입구부터 산과 계곡을 비롯한 여기저기에 기묘한 모양의 석탑과 불상이 배치돼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성연대는 석탑과 석불의 양식을 통해 고려중기(12세기)에 조성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산 정상에 누워있는 채로 조각된 ‘와불(臥佛)’은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민초 등의 소원이 담긴 불상으로 운주사를 대표하는 불상이다.

이러한 공간적 조성과 형태의 다양성, 조형성은 한국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다른 불교사찰과 달리 불교적 요소와 함께 밀교, 도교적 요소가 강하게 반영돼 있고 사찰 경내에 불상과 불탑의 석재를 채굴했던 채석장과 석재 운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도 매우 특이하다.

전문가들은 운주사에 천불천탑이 세워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화산재와 화산암이 흘러 겹겹이 쌓인채로 굳은 층상응회암인 관계로 석불과 석탑을 세우기 유리한 환경으로 해석하고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명지대 석좌교수)은 “우리나라 수많은 사찰 중에서 가장 독특한 사찰”이라며 “운주사는 서민적이고, 민중적이며 거기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여느 사찰에서 느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운주사는 천불천탑동이라고 해서 탑이 1000개, 불상 1000개가 한곳에 설치미술처럼 모셔져 있는 곳”이라며 “일제강점기 세키노다다시(關野貞)교수가 찍은 사진을 봐도 120개 정도의 탑하고 불상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유 전 청장은 “탑과 불상들이 전시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골짜기에 떡하니 있어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이곳에 천불천탑동을 세우면 서울(수도)이 이리로 온다는 속설을 가지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한 “넙적한 돌을 툭툭 쳐가지고 대충 형상만 만들었는데 동어반복적인 것의 설치의 미학은 굉장히 현대적”이라며 “매시브(거대한)하게 동어반복에서 오는 확장감, 공간의 개념을 들며 개나리꽃 한 송이는 별로 예쁘지 않지만 매시브하게 폈을 때는 예쁜 것과 같은 것처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운주사 칠성바위와 칠층석탑은 지대석이나 기단부 등의 별다른 시설없이 암반을 파내어 탑신부를 세웠는데, 후세에서는 이것이 북두칠성이 지상에 그림자를 드리운듯한 모습의 배열과 흡사해 칠성신앙의 조형물인 북두칠성석으로 보는 관점이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박대성 기자 / parkds@heraldcorp.com]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는 천불천탑을 혁명의 상징과 염원의 투사체로 표현하기도 했다.

운주사는 특히 야트막한 산에 다양한 형태의 석탑과 석불이 놓여있고 가파르지도 않아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코스로도 인기다.

추석연휴 처가댁 다녀오는 길에 들렀다는 김형식(47)씨는 “운주사 정상에 올라보니 12m가 넘는 반듯하게 누운불상(와불)에 아이들도 굉장히 신기해했다”면서 “산이 낮아 힘들지 않았고 다양한 모양의 불상과 석탑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답사여행에 만족해 했다.

화순군 양해숙 문화관광 해설사는 “추석 연휴 막바지에 방송을 보고 운주사를 찾았다는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았다”며 “길게 줄을 지어 표를 사려는 관람객들 때문에 매표소 관계자가 식사 시간을 넘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화순군은 이와함께 ‘2017 화순 국화향연’ 기간 동안 운주사를 비롯해 명승 제112호 화순적벽과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 유적지, 국화향연장 등 화순의 유명 관광지를 일주하는 여행상품을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GS홈쇼핑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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