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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소비자만 ‘봉’ ?”…홍콩 익스프레스 결항 통보 후 ‘배째라’
-출국 하루 전 항공편 취소 통보

-제대로 된 피해 보상 없이 ‘나몰라라’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어떻게 계획한 여행인데, 울화통이 터져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황금연휴 기간 홍콩 여행을 계획했던 박모(27ㆍ여) 씨는 출국 일주일 전 해당 항공사로부터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이미 한 달 전 항공권은 물론 호텔 숙박비용까지 전액 결제해뒀던 터라 더 날벼락 같았다. 

지난달 30일 홍콩 저가 항공사인 ‘홍콩 익스프레스’는 황금연휴를 불과 하루 앞두고 항공편 18편을 무더기로 취소했다. 1일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익스프레스는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홍콩과 인천ㆍ일본 간사이ㆍ나고야 등을 오가는 항공편 18편을 전날 취소했다. 피해 승객은 최장 10일 추석 연휴를 즐기려던 한국 관광객과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은 중국인 관광객 등 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2> 홍콩 익스프레스가 30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 [사진=홍콩 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홍콩 익스프레스는 갑작스럽게 결항을 통보하면서도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홈페이지에 “결항으로 피해를 본 고객들의 여행이 이번 연휴에 차질이 없도록 대체 항공편을 제공하고, 24시간 내 여행사 등을 통해 새로운 예약과 관련된 e메일을 보내겠다”며 사과의 글을 올렸지만 피해를 입은 승객들의 불만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박 씨는 “10월 4일에 출국하기로 예정돼있었는데 불과 4일전에 결항 통보를 하면서도 전화나 문자 한통 보내지 않았다”며 “우연히 이메일을 보지 않았다면 4일 당일 공항에 도착해서야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콩 익스프레스에 항의하기 위해 국제 전화를 수차례 했지만 응답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메일로 대체 항공편을 요구하자 ‘해당 기간 항공편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환불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14일이 걸린다는 뻔뻔한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박 씨는 홍콩 익스프레스에 해당 항공편 환불을 요구한 후, 자비로 20~30만원이 더 비싼 왕복 항공편을 결제해야 했다. 김 씨는 “한 달 전에 특가로 호텔 비용을 다 지불해놨는데 스스로 대체 항공편을 찾지 않으면 70~80만원을 통째로 날리게 된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100만원에 육박하는 홍콩 왕복 항공권을 결제해야 했다.

국내 여행 카페에는 박 씨와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증언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출국 하루를 앞두고 이메일을 받았는데 완전 ‘멘탈 붕괴’였다”며 “대체 항공편을 찾아봤는데 연휴라 앞뒤로 몽땅 매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환불을 요구하기 위해 콜센터에 전화했지만 한 시간 가까이 어눌한 한국말 대기음만 들어야 했다”며 “앞으로 다시는 홍콩 익스프레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규모 결항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홍콩 익스프레스는 잦은 결항ㆍ지연 등으로 네티즌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홍콩 여행을 떠났던 오모(25ㆍ여)씨는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이 4시간 지연돼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만 했다. 지난해 홍콩을 방문했던 김모(29) 씨도 출국 당일 홍콩 익스프레스로부터 “오버부킹 됐으니 내일 다른 항공편을 알아봐주겠다”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한편 항공업계는 홍콩 익스프레스가 최근 수년 새 저가항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승무원 등을 제대로 충당하지 못한 점을 결항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홍콩 익스프레스 노조는 최근 상당수 안전교육 강사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항공기 승무원들이 법에서 규정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승무원들의 항공기 탑승이 불가능해지면서 갑작스럽게 항공편을 취소하게 됐다는 의미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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