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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코릿 개막 ①] “요리가 맛있었다면 셰프에게 칭찬해주세요”
-정통 이탈리안과 모던 프렌치의 만남
-리스트란테 에오 어윤권&르꼬숑 정상원 셰프
-제주 로컬식재료 이용한 창작 요리 선보여


[헤럴드경제(제주)=김지윤 기자] 이탈리아와 프랑스. 미식(美食)에 있어서 만큼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나라들이다. 그 자존심과 부심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견줄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이 두 나라의 맛을 요리하는 셰프가 한자리에 모였다. 팽팽한 요리 대결이 아닌 환상의 컬래버레이션이다.

‘2017년 코릿(KOREAT) 제주 페스티벌’이 29일 막을 열었다. 그 첫번째 공식행사로 이날 오후 1시. 서머셋 신화월드에서 어윤권(리스토란테 에오) 셰프와 정상원(르꼬숑) 셰프의 셰프라이브쇼가 펼쳐졌다. 어 셰프는 정통 이탈리안를, 정 셰프는 프랑스 가정식을 선보인다.

이날의 테마는 이탈리안의 전통과 프렌치 모던의 만남이었다. 제주 로컬 재료를 이용해 이탈리아 정통성을 살린 메뉴와 현대적 감각을 더한 프렌치 요리를 절묘하게 접목시켰다. 독창성과 탄탄한 짜임새를 강조한 3가지 메뉴가 이어졌다.

[사진=르꼬숑 정상원 셰프(왼쪽) 리스트란테 에오 어윤권 셰프. 2017 코릿 제주 페스티벌에서 셰프라이브쇼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다]

‘옥수수와 갈치를 이용한 스프’, ‘라따뚜이와 가지치즈’, ‘삼겹살과 전복’이 식탁에 올랐다. 두 셰프가 서울에서 연구한 메뉴로 제주 서귀포 중앙시장에서 공수한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스프는 갈치의 고소함과 바질의 산뜻함, 크림의 부드러운 맛이 어우러져 전혀 새로운 맛을 냈다. 백미는 마지막에 등장했다. 제주의 3가지 특산물을 흑돼지와 전복, 표고버섯을 한 데 모은 요리였다.







어 셰프는 “제주 흑돼지를 질좋은 소금과 지중해 허브에 24시간 숙성시킨 다음, 100도 저온 오븐에서 6시간 동안 구워낸 요리”라고 설명했다. 지방이 천천히 녹아내리면서 살코기 단백질과 조화를 이뤄 향과 식감이 더욱 특별해졌다.

“프랑스 사람들은 전복을 두고 바다에서 나온 ‘귀’(Oreille de mer)라고 하죠. 한자의 뜻풀이처럼 유럽에도 이런 재미있는 단어들이 많아요.” 정 셰프의 각주도 이어졌다.

두 셰프는 상반된 매력으로 쇼를 이끌어갔다. 어 셰프는 이탈리아 유학 시절의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노련한 경험을 풀어놓으며 관객들을 집중시켰고 정상원 셰프는 요리에 주석을 달듯 프랑스 역사와 문화 전반의 해박한 지식을 전달했다.

셰프라이브쇼를 마친 두 사람을 만났다. 이들은 “어젯밤, 오늘 새벽까지 제주 중문시장을 찾아 장을 봤다.”면서 “최대한 제주의 맛을 살리기 위해 연구했다.”고 말했다. 

[사진=어윤권 셰프(왼쪽) 장상원 셰프가 2017 코릿 제주 페스티벌에서 셰프라이브를 선보이고 있다.]

두 사람이 보면 서로의 스타일은 어떨까.

“어윤권 셰프님의 요리는 ‘뺄셈의 미학’ 이라고 할까요. 제거되어야 할 것들이 잘 처리된 느낌이에요. 더 이상 뭔가를 하지않아도 완전한 느낌. 뭔가를 덧대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맛, 디자인에 있어서 아주 잘 정돈됐다는 말이죠.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에오스타일’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정상원 셰프의 매력은 파워풀하다는 것이에요. 요리의 피니시(마지막)까지 이끌어가는 강한 힘이 느껴져요.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에너지가 있어요. 다소 러프하고 자유로운 가정식을 추구하는 데 있어 아주 큰 매력이지요.”

두 셰프는 사람들이 음식을 좀 더 행복하게 먹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은다.

“만족에서 오는 기쁨. 그 느낌을 온전히 느끼는 게 음식을 즐기는데 가장 중요한게 아닐까해요. 유럽에서는 글로리(Glory)라는 말을 많이 써요. 셰프의 요리를 기다리는 시간, 기대하는 순간을 영광처럼 여긴다는 의미지요. 함께 하는 사람들과 행복을 느끼며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아! 그리고 정말 맛있는 요리를 먹었다면 셰프들에게도 칭찬과 격려를 해주세요. 비평도 감수하는게 저희 몫이지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에너지가 생기거든요. 만약 그렇게 해주신다면 더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집니다. 하하.” 이탈리아, 프랑스 맛과 사랑에 빠진 두 남자가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르꼬숑 정상원 셰프(왼쪽) 리스트란테 에오 어윤권 셰프. 2017 코릿 제주 페스티벌에서 셰프라이브쇼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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