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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년 자율주행 귀성길③]타이어 공기압 걱정 ‘뚝’…펑크나도 걱정 없어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2030년 9월 12일 추석. 부산 고향집에서 차례를 지낸 A 씨는 서둘러 서울 처갓집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려 평소보다 차가 밀릴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자동차도 빗길 주행을 대비해 평소보다 늦게 달리는 것 같았다.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들어와 2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달리다 휴게소를 찾았다. 아니나다를까 커다란 못이 하나 타이어에 박혔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히 실란트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어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A 씨는 별다른 조치 없이도 집으로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이는 13년 뒤 자율운행 자동차가 일반화된 상황을 감안한 것이지만, 달리고 멈추는 자동차의 기본 기능과 직결되는 타이어의 중요성은 여전할 것이다. 대형 교통사고로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타이어가 보편적으로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나 지금이나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타이어로 인한 것이다. 졸음운전이 가장 큰 원인이며, 과속, 주시 태만에 이어 타이어 파손 순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많다. 특히 도로가 뜨겁게 달구어지거나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 타이어 파손이나 빗길 수막현상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2만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 중에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타이어만큼 많은 역할을 하는 것도 없다. 자동차를 받치고 있어야 하며, 스티어링 휠이나 엑셀러레이터, 브레이크 페달의 지시에 따라 달리거나 멈추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부품인 셈이다.

그런 까닭에 타이어 관리 방법은 자동차 안전 기본 상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타이어 마모 한계선인 1.6㎜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홈 깊이가 2.8㎜ 정도인 상태에서 여유를 두고 타이어 교체를 고려해야 하며, 2개월에 한 번 정도 공기압을 체크하면 빗길 안전은 물론 타이어 수명 연장, 연비 절감 등의 1석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장거리 고속도로 운전에 앞서 공기압을 체크해 고속주행시 타이어 파열로 이어질 수 있는 스탠딩 웨이브(Standing Wave) 현상을 방지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타이어 안전에 있어 관리가 중요하지만, 그 역할을 대신 해주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런플랫(Run-Flat) 타이어는 내부 공기압이 제로인 상태에도 달릴 수 있으며, 실란트(Sealant) 타이어는 펑크를 스스로 봉합한다. 이런 타이어 기술은 500년전 유럽에서 천연고무를 바퀴에 두르는 게 전부였던 시절을 생각하면 엄청난 기술적 진보를 이룬 셈이다. 

실란트(Sealant) 타이어
런플랫(Run-Flat) 타이어

최근 100년간 타이어 기술 발전의 중심에는 ‘벨트’가 자리하고 있다. 그 중 보강벨트는 타이어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됐다. 또 자동차의 안전벨트와 같이 타이어 충격을 완화해주는 벨트도 있다. 이 벨트는 타이어 바닥을 두르고 있는 트레드와 타이어 형태를 유지하는 카카스 사이에 삽입돼 카카스를 보호하고 트레드와 노면에 닿는 부위를 넓게 유지시켜 준다.

국내에선 한국타이어의 SCCT (Stiffness Control Contour Theory)가 타이어의 안전을 향상시킨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기술로 타이어 트레드와 사이드월 사이의 숄더 부분에 집중되던 힘을 타이어 전체로 고르게 분산할 수 있게 됐으며, 그 결과 타이어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 안전한 드라이빙이 가능하게 됐다.

타이어 관련 기술의 진화를 보여주는 국내 제품은 ‘런플랫 타이어’와 ‘실란트 타이어’다. 이들 모두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모두 생산하고 있으며, 일반 타이어보다 30% 정도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런플랫 타이어는 타이어의 옆면인 사이드월에 특수 설계된 구조를 보강해 공기압 없이도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게 설계됐다. 펑크가 나면 내부 공기압이 빠져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일반 타이어와 달리 런플랫 타이어는 타이어 파손에도 시속 80㎞/h의 속도로 8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스스로 펑크를 고치는 실란트 타이어도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제품으로 꼽힌다. 이는 못과 같은 뾰족한 물질이 타이어 바닥인을 관통하더라도 젤리 형태의 실란트 층이 손상 부위로 자동적으로 이동해 자가 봉합(self-sealing)하게 된다. 실란트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중량이 10% 정도 높지만, 승차감과 제동 성능, 핸들링 및 소음 등에서 일반 타이어와 동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 안전성을 높이는 방식이 아닌, 자동차가 타이어 상태를 스스로 파악해 안전성을 돕는 기술도 있다.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이라는 기술인데, 자동차가 타이어 공기압을 스스로 체크한다. 이는 타이어 안전에 있어 공기압의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개발됐으며, 타이어 안쪽 알로이 휠(Alloy Wheel)에 압력 센서를 부착해 압력을 측정한 데이터를 무선으로 송신해 운전자가 모니터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가동된다.

TPMS의 경우 미국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생산되는 차량에는 의무적으로 장착됐다. 우리나라에는 2013년 1월부터 새로 제조되는 승용차 및 차중 3.5t 이하 승합ㆍ화물차들은 TPMS를 의무적으로 달고 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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