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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년 자율주행 귀성길②]진화하는 에어백…시트 전개로 승객 완전 보호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2030년 9월 13일 오후 3시. 부산에서 추석을 지내고 서울로 귀경하던 A 씨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2차선을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1차선으로 뛰어들면서 옆차와 추돌한 것이다. 다행히 자율주행 자동차에 장착된 시트 전개 에어백이 터지면서 본인을 포함해 동반자의 경우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커튼 에어백만 보유하고 있던 가해 차량 운전자는 중상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가야 했다.

이는 13년 뒤의 귀성길 상황을 상상해본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2030년 추석에도 고속도로에서는 각종 교통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오더라도 에어백은 자동차에 반드시 필요한 안전 장치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자율주행으로 차량 내부의 시트 위치 등은 다양하게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예상에 따라 최근 독일 에어백 제조업체인 ZF-TRW는 ‘시트 전개 에어백’을 공개했다. 이는 운전대가 없는 자율주행차의 구조에 맞춰 개발된 사례로 시트 프레임 내에 에어백이 장착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에어백은 충격이 발생하면 탑승자의 온몸을 좌우에서 감싸고 이탈하는 것을 방지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 에어백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직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모습을 상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미 자율주행 자동차 관련 업체들은 에어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축적해가고 있는 구글의 경우 얼마전 차량 측면뿐 아니라 정면 전개 외장 에어백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는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 자동차로 인해 보행자가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또 세계 2위 에어백 업체인 ZF-TRW도 차세대 외장 에어백, 뒷좌석 에어백 등과 같은 미래 에어백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외장 에어백은 커튼 에어백의 2배인 약 200리터의 용량으로 측면 충격의 30%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미래 에어백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기술과 연계한 충돌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외장 에어백, 자율주행차 전용 에어백 등 신개념 에어백 개발을 검토 중이다.

시속 100km에서 달리는 자동차가 정면 충돌했을 경우 탑승객을 지켜주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유일하다. 때문에 0.03초안에 터지는 에어백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외부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한다는 점에서 자동차에서 빠질 수 없는 안전 장치로 꼽힌다.

에어백 관련 기술 개발이 미래 자율주행 자동차뿐 아니라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에어백을 진화시키기 위한 노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승객간 에어백’ 역시 이 같은 이유로 탄생했으며, 승객간 2차 충돌을 막아 머리 상해 등을 80%나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차량안전평가프로그램인 유로앤캡은 오는 2018년부터 승객간 에어백 장착을 권고하고 있다.

사실 이 같은 에어백 기술의 진보는 지난 1953년 에어백이 처음 개발될 때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기술이었다.

1세대로 에어백으로 꼽히는 ‘SRS(Supplemental Restraint System) 에어백’은 일정한 충격을 받으면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에서만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또 초기 에어백은 급속한 팽창 후 공기압력이 빠지지 않아 오히려 승객에게 과도한 압력이 작용해 또다른 부상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것이 2세대 에어백이다. ‘디파워드(depowered) 에어백’이라 불리는 2세대 에어백은 체구가 작은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으로 1세대 에어백의 팽창력을 20~30% 정도 줄였다.

3세대 에어백은 ‘스마트(smart) 에어백’이라 불린다. 운전자의 위치와 안전벨트 착용여부, 충돌 속도 등을 센서가 감지해 에어백이 단계적으로 팽창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즉 충격 강도가 약할 때에는 약하게, 강할 때에는 강하게 터지도록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을 갖췄다.

4세대 에어백은 ‘어드밴스드(advanced) 에어백’이라 불린다. 3세대 에어백의 기능에 무게 감지 센서가 추가되어 탑승자의 신체 크기나 체중까지 고려해 팽창 여부와 압력을 결정하는 기능을 갖춰다.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지난달 판매되기 시작한 현대차의 소형SUV 코나에도 장착되고 있다.

에어백 관련 기술이 많이 진화하고 있지만, 사고시 미전개 및 과도한 폭발 압력에 따른 2차 피해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파산한 일본 다카타의 에어백은 과도한 폭발압력으로 발생한 내부의 금속파편이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히는 경우가 있어 ‘죽음의 에어백’으로 불리기도 했다. 다카타 에어백의 경우 장시간 습기와 고온에 노출되면 팽창해 폭발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최근 조사되면서 미국에서 270여만개 리콜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에어백 기술의 진화는 자동차에서 안전의 중요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 업체 루신텔(Lucintel)도 글로벌 에어백 시장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4.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미국, 유럽 등에서 에어백의 장착이 의무화되어 있는 것과 같이 브라질,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에서도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앞으로 에어백 장착률이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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