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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 컬렉터 울리 지그 “한국사람도 한국미술작품 사야”

  • 기사입력 2017-09-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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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갤러리 위켄드’ 초청인사로 방한
중국 현대미술 세계에 소개한 주인공
아이웨이웨이·장샤오강·쩡판쯔 등 발굴
-분단상황 한국 작가들 성장 토양 비옥
한국인도 취향에 맞는 현대미술 즐겨야


‘현재의 중국현대미술 있게 한 사람’, ‘중국현대미술을 세계에 소개한 컬렉터’ 울리 지그(Uli Siggㆍ71)가 방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센터가 주관하는 ‘코리아 갤러리 위켄드’의 초청인사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17)기간에 맞춰 한국을 찾은 것이다. 헤럴드경제는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서 울리 지그를 만나 그가 바라보는 현대미술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희미하게나마 세계미술시장에서 한국미술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었다.

스위스 사업가 출신으로 중국ㆍ북한ㆍ몽골에서 대사로 활동했던 울리 지그의 이름이 세계 미술계에 알려지게 된 데는 그의 방대한 컬렉션이 한 몫을 했다. 2011년 크레딧 스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의 컬렉션은 중국작가 350여명의 작품 2000여개에 달한다. 그는 현재 기준으로 400여명의 중국작가, 2300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이외 작가 작품은 수백점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1979년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뒤, 중국작가들의 작업실을 드나들며 1980년대 후반부터 그들의 작품을 사들였다. 중요작가는 물론 중요하지 않은 작가라도 미술사적으로 중요하다면 꾸준히 사들였고, 그 결과 울리지그의 컬렉션은 특별한 취향이 있다기 보다 ‘중국현대미술의 고갱이만을 뽑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컬렉션이라기보다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

그러다 갑자기 2012년 홍콩 M+뮤지엄에 자신의 컬렉션 중 1463점을 기증했다. 아이웨이웨이 작품 26점을 비롯, 쩡판쯔, 장샤오강, 위에민쥔 등 중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당시 기증한 미술품을 돈으로 환산하면 1억7000만달러(한화 약1946억원)에 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당신의 이름이 한국에 알려진건 지난 2012년 홍콩 M+뮤지엄에 대대적인 기증을 하면서다. 홍콩에 기증한 걸 후회하진 않는가.

▶당시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을 택한 이유는 ‘검열’ 때문이었다. 내 컬렉션 중에는 중국 정부가 민감해 할만한 작품도 있다. 아직까지도 이같은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상하이는 많은 지원을 받고 있고, 세계미술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검열은 동일하다.

또한 나는 공공미술관을 지향하는 사람이다. 중국현대미술 컬렉션을 시작했을때 이것을 ‘축적’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언젠간 기부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사립미술관은 개인이나 재단의 취향을 반영할 수 밖에 없기에, 나의 컬렉션은 공공미술관에 소장돼야 한다고 봤다. 또한 사립미술관은 재정난 때문에 작품이 잘 보존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여전히 홍콩에 기증한 것은 가장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중국과 북한에서 외교관을 지냈는데, 당시 북한미술도 살펴보았는지 궁금하다. 북한미술은 어떤 특징이 있나.

▶북한국립미술관에 여러차례 방문했다. 또한 북한 작가들이 주로 활동하는 두 개 기관도 방문했다. 북한미술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전통적인 한국미술, 다른 하나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다. 내가 관심있었던 건 후자다. 중국, 러시아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특히 북한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무척이나 ‘감정적’이다. 일종의 감정적 변종(emotional varient)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는 7~8점 정도 소장하고 있다.

-‘미술작품은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의 철학과 사고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산물’이라는 당신의 미술철학에 기댈 때, 좋은 작품이란 무엇인가.

▶내 기준에서 좋은 작품이란, 우리의 감정이나 사고를 특이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작품이다. 다만 시각예술작품이 아니면 안되는 방식으로 사고를 열어주어야 한다. 반대로 내가 작가나 작품이 ‘별로…’라고 생각하는건 해석도 정확히 할 수 없고, 모호하고, 이런 아이디어라면 차라리 텍스트로 표현하는게 낫지 않겠나 싶을 때다. 그래서 좋은 작품이란 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방식으로 보여주는게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내면을 건드려서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트리거 역할을 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다. 예술이란, 내가 스스로 갈 수 없는 영역까지 나를 데려가는 것, 혹은 그곳까지 생각을 미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한국작가가 있는지.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 시리즈를 소장했다는 스토리는 유명하다.

▶이세현 작가의 작품도 그렇고, 함경아도 그렇고 북한 혹은 분단과 관련있는 작품을 하는 작가에 관심이 있다. ‘분단’이라는 상황은 전 세계에서 한국에 유일하다. 또한 최근엔 더 극단으로 가고있지 않나. 한국 작가들은 다른나라에 비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상당히 비옥하다.

7~8명의 한국작가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박서보 같은 단색화 작가도 포함됐다. 아, 조금 전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다녀왔는데, 박경근 작가의 작품은 상당히 좋다. 굉장히 도발적이면서도 새로운 사고를 열어준다.

-세계 미술계는 누가 주도한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최근엔 ‘베를린 열풍’이 거세다.

▶베를린은 창의적이고 활력넘치는 도시다. 뮌헨이나 프랑크푸르트에 비하면 생활비도 절반수준이고, 아티스트들이 살기엔 좋다. 다만 거기엔 미술시장이 없다. 작은 갤러리는 있지만 대형갤러리는 극소수다. 프랑크푸르트, 뮌헨, 쾰른엔 컬렉터가 있지만 베를린엔 없다. 글로벌 미술도시가 되기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여전히 뉴욕인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돈이 있는 곳이 세계미술계를 주도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작품의 퀄리티와 상관없이 상당히 좋은 조건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바이어도 컬렉터도 혹은 기관들도 전부 미국에 있으니까. 수묵화처럼 특정지역에서 팔리는 장르를 제외하고는 미국이 주도하는 게 사실이다. 난 그 현상이 썩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지만, 그게 현실이다.

다만, 시장은 늘 새로운 고기(fish)가 필요다. 그게 한때는 중국, 다음은 인도, 아프리카였다. 이같은 유행은 늘 변한다.

-중국미술은 세계 주류미술시장에선 ‘새로운 고기’인 것인가

▶어느 정도는 중국미술이 이국적으로 취급됐지만 이제는 그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1980년대 엄청난 유행이었던 러시아미술은 이제 시장에서 거의 사라졌다. 인도미술은 약간 남아있다. 중국은 큰 유행이 지나고 지금은 나름의 시장을 형성했다. 중국미술을 원하는 컬렉터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술 산업(Art industry)은 돈이 가장 큰 요인이다. 한국 사람들도 한국 미술을 사야한다. 큰 손 컬렉터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현대미술작품을 사는게 중요하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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