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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편의점의 추락] 수익못내는 ‘찬밥신세’…“편의점 무한경쟁이 낳은 자충수”
2012년 공개입찰, 대거 몰리기도
업계 “투자대비 효율 높지 않다”
“마케팅·서비스·상품개발 주력할것”


불과 몇년 전까지 만해도 지하철역 편의점은 편의점 업체들이 눈독 들이는 ‘알짜 매장’이었다. 당시 점포 수를 늘리며 외형 확장에 몰두하던 편의점 업계에게 지하철 상권은 진입장벽이 낮은 기회의 땅이었다.

특히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도시철도와 9호선 사업시행자인 서울시메트로 9호선은 역 전체를 한 편의점 업체에 입찰해주는 일괄 입찰을 내주며 더욱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 2012년에도 서울 지하철 5호선 내 편의점 운영권을 놓고 편의점 업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CUㆍGS25ㆍ세븐일레븐ㆍ미니스톱 등 주요 편의점 업체는 서울도시철도공사의 ‘5호선 편의점 임대사업 공개입찰’에 대거 참여했다.

세븐일레븐은 2007년부터 5년간 지하철 5호선 역사내에서 편의점 47개 점포를 운영해왔다. 당초 계약은 2012년까지 사업을 하고, 이후 별도의 입찰 없이 3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임대료가 높아 계약 연장을 포기했지만 지하철 매장이 놓치기에는 아까운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판단해 기존 계약금을 낮춰 다시 입찰에 참여했다.

당시 지하철 5호선 내에서 각각의 상권을 형성하고 있던 47개 점포를 우량점포로 개발할 수 있다고 본 GS25도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결국 운영권을 따낸 것은 입찰에 다시 참여한 세븐일레븐이었다.

이처럼 몇년전까지만해도 지하철역 편의점 공개입찰에 편의점 업체들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지하철역 편의점은 유동인구가 많고 직장인 출퇴근시 상품구매 수요가 커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알짜 매장’으로 통했다. 특히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업체들은 안정적인 수입처인 지하철역 매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까지 ‘점포 1만개 달성’ 타이틀 선점을 두고 주요 편의점 업체가 경쟁적으로 점포를 늘리기에 몰두했던 것도 역내 편의점 인기를 대변했다.

2011년말 2만1221개였던 편의점은 지난해 말엔 3만2611개로 5년 동안 1만1000여개 정도 증가했다. 올해 들어선 7개월 만에 5000개 가까이 급증해 내년에는 전국 편의점 수 4만개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한정된 시장에서 점포 수가 급증하다 보니 점포당 수익은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편의점 업계는 점포 수 확장이라는 양적 성장이 아닌, 차별화 상품ㆍ서비스 개발이라는 질적 성장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지하철역 점포가 더이상 투자 대비 효율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입찰 참여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공개입찰 공고가 나오면 내부적으로 수익성을 검토해보지만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아 과거처럼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마케팅이나 서비스, 상품을 개발에 투자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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