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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역 편의점의 추락 ①] ‘황금알’ 옛말…이젠 출점 외면당하는 신세 됐다
-유동인구 많아 ‘황금알‘ 인식 강했지만
-업계, 내실 강화 주력하며 ‘인기 시들’
-기대한만큼 수익 안나 재입찰 등 포기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편의점 업계가 수익 중심의 내실 경영에 주력하면서 지하철역 편의점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한때 지하철역 편의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다. 출퇴근 시 유동인구가 많아 고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은 물론, 브랜드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특히 편의점 업계의 공격적인 점포 확장 경쟁에서 진입장벽이 낮은 지하철 상권은 기회의 땅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편의점 업계의 인식은 변화하고 있다. 역내 출점을 통한 무리한 점포 수 확장보다 자체 상품, 차별화 서비스 개발이 수익성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임대료를 낮춰도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가 없을 정도다. 

한때 지하철 역사 내 편의점은 유동인구가 많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업계는 높은 임대료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입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 이미지. [헤럴드경제DB]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이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하던 지하철 1~4호선 내 14개 점포의 계약기간은 지난 7월 3일 만료됐다. 미니스톱은 재입찰을 포기하고 지난 7월부터 도곡역, 신천역, 양천구청역 등에 입점해 있던 직영점포의 폐점 절차를 진행 중이다.

미니스톱은 지난 2012년 5월 진행된 공개입찰에서 투찰금액 31억6800만원으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역내 점포 14개소를 5년간 임대차로 운영해왔지만, 월임대료로만 8600만원을 지불하면서까지 매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임대료가 과도하게 높아 지난 5년간 기대한만큼 수익이 나지 않았다”며 “서울교통공사에 임대료 조정 문의를 했지만 임대료를 내릴 수 없다는 답변을 들어 재입찰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편의점업체를 대상으로 미니스톱이 재입찰을 포기한 역내 14개 점포에 대해 제한입찰을 진행했지만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단 한군데도 없었다.

월임대료를 기존 8600만원에서 6800만원으로 20% 낮췄지만 지난 12일 마감된 재공고에도 응찰한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공실이 장기화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14개소 일괄 입찰이 아닌 각 점포별 입찰로 변경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감정평가를 진행하거나 시설물 점검을 하는 등 입찰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빠르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개별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는 점포수 경쟁에 대한 프레임 바뀌면서 역내 점포의 인기가 하락했다고 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가 무리한 점포 수 확장 경쟁을 지양하며 질적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며 “단독 상품과 차별화 서비스 개발, 인기 상품 유치가 경쟁력 강화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하철역 내 일부 직영점의 경우 가맹점과 도보 최단거리 250m내에 위치하고 있어 인금 점주들의 반발도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골목상권 상생 이슈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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