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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족은 필요없다…‘자이(Xi)’자체가 프리미엄이다
GS건설은 이번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아파트 브랜드 ‘자이(Xi)’를 고수하고 있다. 자이 뒤에 프레지던스(Presidence)를 붙여 단지명을 ‘자이 프레지던스’로 제시했다.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 ‘디 에이치(THE H)’로 승부수를 띄운 점을 감안하면 다소 밋밋해 보일 수도 있다.

GS건설의 속내와 전략은 다르다. 이유있는 독자 행보다. ‘자이=프리미엄 아파트’라는 등식이 시장에서 여전히 유효하다는 걸 GS건설은 꿰뚫고 있다. 경쟁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걸고 자이의 아성에 도전해왔지만, 자이의 위상은 꺾이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표 부촌(富村)인 강남 시장에서 자이는 적수가 없다고 할 만큼 독보적이다. 부동산 리서치 회사 닥터아파트가 지난달 23일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회원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31.4%가 자이를 꼽았다. 삼성물산의 래미안(26.9%),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13.0%),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5.6%), 롯데건설의 롯데캐슬(5.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런 브랜드 선호도는 자이가 둥지를 튼 곳은 부촌으로 각광을 받아온 역사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포자이는 강남 뿐 아니라 대한민국 부촌지도 대부분을 바꾼 아파트다. 2008년 반포자이 입주를 기점으로 서초구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서초구 시세는 한 때 강남구를 넘어섰고 현재 어깨를 나란히 한다. 부동산의 중심은 강남구라는 기존 상식을 깬 게 자이였던 셈이다. 강북에선 경희궁자이가 돌풍을 일으켰다. 4대문 인근 초대형 단지라는 입지적 장점도 있지만, 매매가가 강북권 최초로 3.3㎡당 3000만원을 넘어서며 단숨에 랜드마크가 됐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의 시장 영향력을 감안하면 신규 브랜드를 만드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브랜드 이원화를 하면 입주민의 재산권 침해라는 리스크가 불거질 것을 회사 측은 염두에 두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가 부동산의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인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가 나오면 기존 브랜드는 급(級)이 낮은 아파트로 인식될 걸 GS건설은 우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같은 건설사가 만든 아파트인데 어떤 것은 프리미엄이고, 다른 건 일반 아파트냐는 차별 논쟁이 일 수 있다”며 “재산권에까지 영향을 주는 연쇄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측은 “2002년 9월 런칭한 Xi는 eXtra intelligent(특별한 지성)의 약자로, 고객에게 특별한 삶의 수준을 경험하게 하는 고품격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매김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현재까지도 고급 아파트 브랜드의 대명사로 인식돼 브랜드 경쟁력에서는 확고한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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