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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금리대출 늘린다던 인뱅, 중·저신용자 철저히 외면”
한은 ‘인뱅 여수신실적’ 분석
신용대출 고신용자 비중 88%
중신용자 이자율도 더 높아1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겠다며 사업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오히려 이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인터넷은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중신용자들 상당수가 20% 안팎의 고금리를 부담하며 제2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에서 점검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여수신 실적’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11.9%로 파악됐다. 다른 시중은행(17.5%)보다도 중신용자 대출에 소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시중은행과 같은 ‘일반은행’ 면허를 받아 출범했다. 사진은 지난 7월 카카오뱅크 출범식에 참석했던 최종구 현 금융위원장(오른쪽)의 모습. [연합뉴스]

고신용자(1∼3등급) 대출 비중은 인터넷은행이 87.5%로, 은행(78.2%)을 10%포인트 가까이 웃돌았다. 저신용자(7∼10등급)의 경우 인터넷은행은 0.5%에 불과했다. 은행은 4.3%였다.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취급으로 인해 인터넷은행의 5% 미만 저금리 대출 비중은 82.5%로 은행(77.0%)을 상회했다.

대출금리 수준을 보면 인터넷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3.6∼5.59%)와 마이너스통장 금리(3.25∼5.50%)는 은행(각각 3.74∼6.41%, 3.53∼5.76%)보다 대체로 낮지만, 중신용자 대출금리는 되려 높게 나타났다. 3∼4등급의 신용대출 금리는 인터넷은행이 4.79%로, 은행(4.51%)보다 0.28%포인트 높았다. 5∼6등급의 경우에도 인터넷은행(6.19%)의 금리가 은행(6.13%)보다 0.06%포인트 비쌌다.


한은은 “출범 초기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중 고신용자 비중이 높아 아직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대출행태를 보이고 있지 않다”면서 “영업 초기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정보의 축적이 부족하고 중신용자 관련 신용평가모델의 구축이 미흡한 점도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취급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금융기관의 중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6월 말 현재 67조1000억원으로 전체 신용대출의 32.3%를 차지했다.

은행(20조5000억원)은 리스크 관리 강화, 주택담보대출 취급 확대를 위해 중신용자 신용대출을 작년 말보다 11조7000억원 줄였다. 높아진 은행 문턱으로 수요가 몰린 비은행금융기관의 중신용자 대출은 카드사(+6조4000억원), 저축은행(+3조7000억원)을 중심으로 6개월 새 17조6000억원 폭증했다.

6월 중 중신용자가 받은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업권별로 보면 은행은 연 5.8%에 불과했지만, 저축은행 21.4%, 캐피탈 19.7%, 카드사 14.9%, 보험 10.5%에 달했다. 대부업체는 무려 27.6%였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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