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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트자산운용, ‘에이블씨엔씨 유상증자…상폐ㆍ합병 목적’ 공개 질의 발송
- 일주일 내 답변 요구
- 주주가치 훼손 우려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머스트자산운용이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를 상대로 유상증자 목적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다.

20일 머스트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는 질의서를 통해 ‘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에이블씨엔씨 공개매수 실패 이후 지분을 추가로 모아 자진 상장폐지하려는 것인지, 경쟁사와 합병을 하려는 것인지’를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넥서스 측은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로 논란이 된 에이블씨엔씨를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의 공개 질의서를 지난 19일 발송, 에이블씨엔씨는 일주일 내로 답변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에이블씨엔씨는 1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설자금 661억원, 운영자금 511억원, 기타 자금 327억원 조달을 목표로 발행주식 총수(1689만782주)의 50%에 육박하는 813만100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발행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는 기존 주식 수의 48.1%에 해당하는 대규모 증자다. 이 중 구주주 청약에서 발생한 실권주에 대해서는 초과 청약한 구주주(초과청약 한도 20%)에게 배정하고, 나머지 실권주는 일반공모를 하지 않고 미발행처리하기로 했다.

유상증자 결정 공시 이후 증권가에서는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는 2분기 기준 1100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매년 150억~200억원의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라며 “유상증자가 불가피할 만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계획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시장에 밝혀지지 않은 다른 사업계획이나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닌지 의심을 하게 된다”며 “기존주주가치가 32%나 희석될 경영판단에 대한 회사측의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도 “미샤는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데다 단기 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이 1000억원 이상으로 유상증자 목적을 단순히 영업자금 마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36% 하향조정했다. 20일 현재 주가는 1만5700원으로 유상증자 이후 22.22% 하락했다. 에이블씨엔씨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당일인 지난 6일 2만250원이던 주가가 다음날 1만7800원으로 12.10% 하락했다. 공개매수 당시 제시한 매수가(2만9500원)의 절반 수준이다.

법무법인 넥서스는 질의서에서 “현재 화장품시장은 경쟁이 과열된 상황이고, 중국의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중국시장 위축이 심각해 구주주들이 증자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대주주인 IMM PE가 공개매수 실패 이후 목표로 한 지분율(91.05%)을 모아 상장폐지를 염두에 둔 것이거나 합병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이미 50% 이상의 지분을 취득한 대주주측이 또 다른 목적이 있지 않다면 더 지분을 늘리려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영준 넥서스 변호사는 “회사측에 답변을 요구한 기간은 약 일주일 뒤인 오는 27일까지로, 공개질의에 대한 답이 없을 시 법원에 유상증자 중단을 위한 ‘유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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