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인트 3위, 상금 3위로 올라
고진영 상승세 기존 ‘빅4’ 판도 붕괴
이승현 15홀 통한의 벙커토핑샷 눈물
2위 허윤경, 4위 박유나, 5위 이정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권을 갖고도 국내 대회에 전념키로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고진영은 에비앙 출전권을 반납한채 한국(KLPGA) 투어에 전념키로 한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3억원, 우승 부상 1억원대 SUV 1대)에서 우승하며,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에비앙 우승상금이 6억원이지만, 장거리 비행에다 세계적인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우승을 단언하긴 쉽지 않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상금 많은 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데다, 후반기 좋은 상승세를 이어 KLPGA 정상권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담아 국내 대회 출전을 결심했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KLPGA 상금순위 3위, 대상포인트 3위로 수직상승하며 이정은, 김지현, 김해림, 오지현 등 기존 빅4의 아성을 뒤흔드는데 성공했다. 메이저 2개를 포함한 남은 대회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다관왕 가능성도 있다.
고진영은 17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클럽 하늘코스(파71·6512야드)에서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 18번홀 우승 파퍼팅을 성공한뒤, 흥분된 어조로 “흥미 진진했다.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2위 허윤경(27)에 1타차로 체쳤다.
지난달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역전 우승하며 ‘부활’을 알린 고진영은 시즌 두번째, 통산 아홉번째 우승이다. 이번 대회 1라운드를 공동 21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2라운드 9위, 3라운드 2위로순위를 차곡차곡 끌어올린 후 마지막 라운드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2번홀(파3) 버디로 선두를 한타차로 쫓은 고진영은 10번(파4), 11번홀(파4)에서 버디와 보기를 맞바꾸면서 이승현에 두타차로 밀려났지만 14, 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승현은 고진영에게 6번홀까지 1타차로 쫓기다 7번(파4), 10번(파5) 버디와 고진영 11번홀 보기 등으로 14번홀까지 1위를 달렸으나, 15번홀(파4) 더블보기를 범해 이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고진영에게 순식간에 역전당했다. 한홀에 총 3타 오르내림이 있었던 ‘쓰리샷 스윙’이었다.
두 번째로 쉽게 플레이된 15번홀에서 이승현은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벙커에 빠트린 뒤, 두 번째 샷 때 볼의 머리를 건드리는 바람에 낮게 날아간 볼이 헤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네 번째 샷만에 그린 뒷편 끝에 올린 이승현은 보기퍼트 마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가는 바람에 한꺼번에 두 타를 잃고 말았던 것. 통한의 15번홀에 이어, 고진영이 까다로운 파퍼트를 남긴 18번홀에서는 2ｍ 버디버트가 홀컵에 들어갔다가 돌아나오자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허윤경은 15번홀까지 여섯타를 줄이며 일약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으나, 1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허윤경도 결혼후 안정감을 보이며, 최근 연속 4개 대회에서 10위권-‘톱3’권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유나가 9언더파 단독 4위에 자리했고, 이정은과 김해림을 비롯해 4명의 선수가 공동 5위로 마쳤다.
고진영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KLPGA 다승자는 김지현, 이정은(이상 3승), 김해림, 아마추어 최혜진, 오지현(이상 2승)까지 6명으로 늘어났다.
고진영은 “(파퍼트가 홀컵을 한바퀴 돈뒤 들어간) 마지막홀을 파로 마무리해 다행이다. 안들어갈 줄 알았다. 끝날 때까지 알수 없는 경기였다”면서 3인(고진영,허윤경,이승현) 연장전의 기대감이 피어오르던 18번홀을 상기했다. 고진영은 “바뀐 코치님을 통해 스윙과 멘탈을 고치려 노력했고, 이번 대회를 워낙 좋아해 마음이 편했다. 이 대회 챔피언 방어가 감사하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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