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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만 불어도 아픈 통풍 ②] 매일 맥주 2잔 마시면 통풍 올 확률 2배 커진다
-밤이면 야외에서도 시원한 날씨
-야외서 ‘치맥’ 즐기는 사람 많아
-치킨+맥주, 요산 수치 증가시켜
-충분히 물 마셔 노폐물 배출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평소 술을 즐기는 회사원 심모(45) 씨는 일과를 마치고 친구나 동료와 한잔을 기울이는 것이 일상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심 씨는 올해 여름부터 시원한 ‘치맥(치킨+맥주)’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의 ‘치맥 사랑’은 가을에도 이어졌다. 저녁이면 서늘해져 실외에서 즐기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었다. 최근 역시 친구와 한잔하던 심 씨는 갑자기 발가락에서 심한 통증을 느꼈다. 일찍 귀가해 쉬어도 나아지지 않자 다음날 병원을 찾은 그는 통풍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계절이 가을로 바뀌어 가면서 날씨가 서늘해지고 있다. 시원한 야외나 루프탑에서 ‘치맥’을 즐기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치맥’은 심 씨처럼 통풍(痛風)을 야기할 수 있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고 해 이름이 붙은 이 질환은 요즘 같은 환절기에 발생하기 쉽다. 더욱이 병을 부추기는 ‘치맥’까지 즐긴다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가을철 야외에서 즐기는 ‘치맥(치킨+맥주)’은 통풍을 일으킬 수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제공=힘찬병원]

서늘한 요즘에는 한강 둔치 등에서 ‘치맥’을 함께 먹으며 초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육류 등 고단백질 음식과 술은 간 건강에 안 좋을 뿐 아니라 통풍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2잔 넘게 맥주를 마시는 남성은 맥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통풍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이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기름진 음식과 술을 많이 먹고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는 40~50대 중년 남성이 가장 위험하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통풍으로 진료를 받은 50대 남성은 7만1355명이었던 반면 같은 50대 여성은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6531명이었다.

통풍은 퓨린이라는 단백질이 몸속에서 요산 결정체를 생성해 생기는 질환이다. 치킨 같은 기름진 육류나 맥주 원료인 효모 등에 포함된 퓨린이 혈액 내 요산 수치를 증가시킨다. 그 결정체가 관절에 쌓이면 통풍이 유발된다.

또 반복적인 음주 습관은 비만, 과체중으로 연결될 수 있다. 뚱뚱한 사람은 세포가 파괴되는 속도가 빠른데 이때 요산이 많이 생긴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는 “요산은 관절 내에서 가시 같은 결정체를 형성한다. 이 결정체가 관절 조직에 침착되면 염증 반응을 일으켜 해당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며 “통풍의 약 90%는 엄지발가락에 나타나며 하나의 관절에서 차차 발등, 발목, 무릎, 손까지 통증이 확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통풍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기름진 고단백질 음식과 술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대신 채소, 과일과 저(低) 퓨린 음식인 달걀, 치즈, 우유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요산 등의 노폐물을 소변으로 잘 배출하는 것이 통풍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서 원장은 “통풍은 간헐적으로 나타나 초기 치료를 놓치기 쉽다. 그러나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돼 관절 변형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비만이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콩팥 기능이 저하된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 중 엄지발가락에 급작스러운 통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바로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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