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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가정폭력 요주의 가정 1824가구’…1년 내 재신고율 44.1%
-가정폭력 10가구 중 한 곳은 한달 내 다시 가정폭력
-특정지역에 재발위기 가정 몰려…일선 경찰 업무 부담
-警, 10월까지 가정폭력 재발우려 가정 일제 모니터링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 시내 가정폭력이 재발될 우려가 있어 경찰이 관리 중인 가정이 1800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정에서 1년 내에 가정폭력 신고가 다시 발생할 확률이 4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지역별 편차가 심해 일선 경찰에 업무 부담이 과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헤럴드경제DB]

11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 7월 서울 시내 가정폭력 재발우려 가정 1824가구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가정의 1년 내 가정폭력 재신고율은 44.1%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폭력 사건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지 1개월 안에 다시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는 비율은 11.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폭력이 일어난 가정 10가구 중 한 가구는 1개월 이내에 가정폭력이 재발되는 셈이다. 지난 2월에는 6개월여 동안 가정폭력으로 3차례나 경찰 조사를 받았던 가정이 다시 가정폭력 사건에 휘말려 20대 아내가 100일 된 아들과 함께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재발 비율이 높다 보니 경찰이 장기간 관리하는 비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가정의 관리 기간은 6개월 이내지만, 1년 이상 장기 관리가 진행 중인 가정도 15.4%가 넘는다. 원인별로 살펴보면 응답한 재발우려 가정 중 절반 이상(52.5%)이 ‘성격 차이’ 때문이라고 응답했고, 뒤를 이어 음주(32.7%)와 우울증 등 정신질환(15.7%), 경제난(14.7%)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사정이 이렇지만, 가정폭력 재발우려 가정을 관리하는 일선 경찰의 업무 부담도 심각한 상황이다. 재발우려 가정 관리는 일선 경찰서에 배치된 학대전담경찰관(APO)이 담당하는데, 지역별 편차가 심해 특정 지역에 업무가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시내에서 재발우려 가정을 가장 많이 맡고 있는 경찰서는 관악경찰서로 171가구를 담당하고 있다. 뒤를 이어 양천경찰서가 124가구, 강북경찰서가 116가구를 맡는 등 관리 가정이 100가구가 넘는 경찰서는 4곳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남대문 경찰서는 4가정, 종로경찰서는 8가정을 관리하고 있다.

지역별 편차가 크다 보니 일부 APO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100가구가 넘는 가정폭력 재발우려 가정을 한정된 APO가 모두 맡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한 일선 경찰 관계자는 “다른 업무도 많은 상황에서 일제 모니터링 등 과중한 업무로 깊이 있는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른 기관과 협업이 늘어나며 부담이 어느 정도 줄고 있지만, 모든 가정을 관리하기에는 아직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지자체 복지담당 공무원과 협력해 보호지원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오는 10월까지 재발우려 가정에 대한 일제 모니터링을 실시해 서울시와 함께 가정폭력 재발우려 가정에 대한 사후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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