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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현대건축을 돌아보다… ‘응답하라 1987-199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종이와 콘크리트: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전
청건협, 4ㆍ3건축학교 등 건축집단 활발했던 시기
현대건축의 흐름을 살펴보다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UIA 2017 세계건축대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건축문화제… 9월 서울은 ‘건축특별시’로 거듭난다. 세계적 건축가가 방문해 강연을 이어가는 한편, 건축가들의 작품 전시, 관련 영화 상영도 이어진다. 이에 맞춰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 서울관에선 한국 현대건축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종이와 콘크리트: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전은 대학에서 한 학기 수업으로 들어도 좋을만한 이야기를 담았다. 전시를 기획한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사회적으론 민주화 이후 세계화를 겪었던 시기, 건축가들은 이같은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건축집단을 구성했고 담론을 생성했다”며 “이들의 활동상을 통해 현대건축의 흐름을 살펴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한국 현대건축사를 돌아보는 `종이와 콘크리트:한국 현대건축운동 1987-1997`전을 개최한다. 사진은 전시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청건협, 건운연 등 1990년대 활동한 10여개 건축집단의 자료를 아카이브형태로 전시한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3, 4 전시실을 활용하는 이번 전시는 전시장의 층고가 높은 점을 착안, 상하부의 2중 구조로 전시를 끌어간다. 건축이 건물을 짓는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담론과 사회변화를 담아냈다는 점을 시각화 한 것이다. 천정에 매달린 상부 스크린엔 1987~1997년 당시 중요했던 사회 문화적 이슈를 상영하고, 전시장 하부엔 당시 건축운동의 자료(종이)를 선보인다.

청년건축인협의회(1987-1991), 건축운동연구회(1989-1993), 민족건축인협의회(1992-), 4ㆍ3그룹(1990-1994), 건축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1993-2000), 서울건축학교(1995-2002), 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1995-2002) 등 10여개 건축집단이 그들의 활동 자료를 중심으로 소개됐다. 

특히 한국 최초의 진보적 건축운동집단이라 할 수 있는 청년건축인협회의 활동이 흥미롭다. 진보적 역사이론에 입각한 이들은 도시 재개발문제, 도심지 소필지 개발, 용산 공원화 사업 등 현재에도 유효한 도시건축문제를 제기했다. 전시에선 이들의 활동과 이들이 남긴 연구자료가 최초로 공개된다. 

전시는 층고가 높은 전시장의 특성을 `건축적`으로 활용한다. 상단엔 1990년대 당시의 주요 사회문화적 사건이 상영되고, 하단엔 건축집단의 활동상을 담았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건설 비계와 콘크리트, 그리고 종이가 전시장 입구에 설치됐다. 콘크리트는 민주화 이후 건설과 소비를 비롯한 한국 사회의 폭발적인 성장과 세계화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시장 개방, 외환위기로 이어진 사회변화를 상징한다면, `종이`는 우리 건축계의 각성과 이를 토대로 한 건축운동이 남긴 결과물이자 건축 집단이 추구했던 이념을 뜻한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또한 승효상, 조성룡, 김인철 등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들을 배출한 4ㆍ3그룹도 눈에 띈다. 당시 30~40대 젊은 건축가 14인으로 구성된 4ㆍ3그룹은 자신의 건축을 레퍼런스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담론으로 풀어내며 건축에서 새로운 논의의 장을 열었다. 이들은 이후 서울건축학교, 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 등 교육단체로 활동범위를 옮겼고, 파주출판도시 등 2000년대 초 중요한 건축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그 영역을 확장해 왔다.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1990년대는 건축인들이 건축 내외부의 경계를 넘나들며 건축이 건설이 아닌 건축으로 서기 위해 자신들의 언어를 구축한 시기”라며 “한국 현대 건축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콘크리트’의 세계에 대응하고자 했던 ‘종이’가 남긴 유산과 만날 수 있는 이 전시는 내년 2월 18일까지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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