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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변 걷다보면 다도해 날 반기고…시간은 낙조로 안내한다
9월의 걷기여행길 ‘다도해 해변길 10선’
용산전망대서 습지 한눈에 순천만 갈대길
해송숲 은은한 솔향에 흠뻑 부산 몰운대길
마을언덕 쪽빛 남해바다 해안누리 다랭이길
살랑바위 파도 눈길잡는 녹산등대 가는길

12월에 보는 낙조에는 어떤 서글픔도 느껴지지만, 9월의 해넘이는 결실을 앞두고 모종의 결기를 곧추세운다.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트레킹 길을 걷다 낙조라도 만나면 결실의 계절 가을의 상쾌함은 화룡점정을 찍는다.

순천만은 세계 5대 습지이다. 순천만 갈대길은 습지 일대를 돌며 생태와 풍경을 만끽하는 곳이다. 해넘이 명소 해룡와온에서 시작해 순천만의 절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용산 전망대에 오르고, 순천만 갈대숲 사이를 지나 해변길이 아름다운 별량 장산, 우명, 화포로 이어지는 길이다.

평지가 지루하다 싶으면 용산 전망대에 이르는 1㎞ 남짓 되는 산행길이 있어 걷기여행의 다채로운 맛을 준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철새서식지, 별량장산, 별량화포에 이르는 16㎞ 길인데, 쉬엄쉬엄 걷다보면 피곤함을 느낄 수 없다.

순천만 와온해변 일몰

부산 사하구 해안누리길 몰운대길도 바다와 함께하는 낙조의 명소이다. 낙동강이 남해와 만나는 이곳은 해송숲에서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솔향기에 취하고 사방에 흩어진 작은 섬들과 남해의 경관에 도취되는 황홀경을 맛볼 수 있다.

화손대로 가는 길은 동백나무들과 양치식물이 눈에 띄어 생태 걷기의 정취를 짙게 하고 산책길을 돌아 나온 입구에서는 ‘꿈의 낙조분수’가 장관을 이룬다. 낙조대라 불리는 노을정 휴게소에서 출발해 꿈의 낙조 분수대, 다대포 해수욕장을 거쳐 몰운대까지 되돌아오는 코스로 4㎞ 밖에 안돼, 남녀노소, 3대가 모여사는 가족 나들이, 다음 코스 개척하기 바쁜 청년층 부산 버라이어티 여행자들 모두를 만족시킨다.

부산 몰운대길에 있는 다대포

바다 품은 매물도, 저도, 관매도=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유난히 하늘이 높고 푸른 9월을 맞아, 통영 바다백리길 매물도 해품길, 창원 저도 비치로드, 다도해 보물섬으로 불리는 진도 관매도 마실길 등 반짝이는 금빛 은빛 바다와 동행하는 다도해 해변길 10선을 ‘이 달의 걷기 여행길’로 추천했다.

완도군 청산도를 찾는 탐방객의 대부분은 1코스를 걸으며 영화 서편제 촬영지나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만을 둘러보곤 한다. 그건 극히 일부다.

청산도 엄마거북 아기거북

완도 청산도 슬로길 4,5코스=청산도 슬로길의 진면목은 낭길과 범바위~용길이다. 하늘에 떠 있는 듯, 바다에 떠 있는 듯 모호한 경계선을 걷는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낭길과 날씨가 좋으면 제주도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남해의 탁 트인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범바위~용길이야 말로 청산도 슬로길의 백미이다.

육지에 붙은 곶, ‘어미거북’과 바다위에 떠 있는 섬, ‘아기거북’이 마주 보며 상봉을 고대하는 풍경은 애처롭다. 다도해의 아름다운 경관과 미항인 완도항을 내려다보는 완도 명사갯길 1,2코스도 가을 명상에 제격이다.

남해군 해안누리길 다랭이길

남해 해안누리길 다랭이길=경사가 심해 걸어서 올라가기도 힘든 언덕을 계단식 논으로 만들어 삶을 일군 남해안의 명소인 다랭이마을을 볼 수 있는 길이다. 마을에서 내려다 본 쪽빛 남해 바다는 맑은 공기와 함께 어우러져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모든 시름과 아픔을 치유해 줄 것 같은 청량함을 선사한다. 차로 독일마을과 해오름예술촌을 들렀다 와도 늦지 않다. 다랭이마을~가천대(마을 전망대)~가천상회~암수바위~몽돌해안~홍현리보건소까지 5.1㎞.

고흥마중길 봉래산 삼나무 편백숲길=전남 고흥군 나로도에 있는 나로우주센터와 뒷산인 봉래산을 돌아 내려오는 길이다.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가득찬 언덕길로 오르막코스가 포함되어 있지만 빼곡하게 들어찬 나무숲이 땀을 식혀준다.

봉래산 능선에 서면 한려수도의 모습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총 세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중간 중간 겹친다. 우주과학관 입구~예내저수지~삼나무편백숲~정상~무선국(등산로 입구)까지 11.8㎞ 구간을 걷는다면 두루 섭렵하는 편이다.

여수 거문도 녹산등대 가는길=녹산등대는 거문도에서 가장 큰 서도의 북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무인등대로 아무도 찾지 않아도 손죽도, 초도, 장도 등 다도해의 수많은 섬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비추고 있다. 등대를 만나러 가는 불과 3㎞의 이 길은 아름다운 풍광들로 심심할 틈이 없다. 녹문정에서 시원한 남해바다의 풍광을 즐기고, 인어를 테마로 조성되어 인어상이 반기는 인어해양공원을 둘러본다. 특히 인어해양공원절벽 4미터 높이의 살랑바위는 파도가 절벽을 때리면 그 포말이 마치 백마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처럼 웅장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거문도 8경 중 살랑바위 이 파도가 첫 손(1경)으로 꼽힌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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