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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애초 자격미달,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사퇴 당연

코스닥과 비상장 주식에 주로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일 결국 사퇴했다. 늦어지만 이제라도 용단을 내린 건 헌법재판관의 위상을 생각해서도 다행한 일이다.

이 후보자는 전날 자신의 주식 거래와 관련한 의혹을 적극 해명했지만 싸늘한 시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지금까지 공개된 주식 외에도 과거 20여 종목에 투자해 수억원대의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이 일부 보도를 통해 추가로 드러났다. 그 와중에 야당 일각에서 그의 주식 투자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내기로 한 것도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금감원이 이를 받아들여 그의 주식 거래를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더는 버틸 재간이 없었던 모양이다.

주식 투자를 해서 큰 돈을 벌었다는 것 자체가 법에 어긋나거나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이 후보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사자 해명 등 여러 경로를 거쳐 전해지는 그의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아무리 느슨한 잣대로따져봐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 너무 많다.

문제가 된 ‘내츄럴엔도텍’만 해도 그렇다. 우선 상장도 하기전에 1만주를 2만원에 사들이는 것부터가 전문 투자자들도 내리기 쉽지 않은 결단이다. 게다가 매도 매수 타이밍은 그야말로 ‘쪽집게’ 수준이다. 상장 2년 뒤 터진 ‘가짜 백수오’ 사태를 비켜가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미상장 때 사들인 주식은 이미 상장 이듬해 초에 다 팔아치웠다. 피해를 본 부분은 다시 사들인 570주 가량에서 발생한 것인데 그나마 손해를 봤다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해서 5억원이 넘는 차액을 남겼다. 내부자거래 의혹이 집중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것 말고도 8개월만에 240%의 수익률을 내며 3억원 이상 차액을 내는 등 ‘신기(神技)’에 가까운 투자 성과를 올렸다. 심지어 한달, 일주일 단위의 단타 거래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 투자자가 이런 정도로 주식투자를 하려면 이를 주업으로 삼아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붙어 살아야 한다. 물론 뛰어난 감각과 종목을 보는 눈은 필수다. 사실 그래도 될까 말까다.

그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약자가 겪는 불편함과 억울함에 세심히 공감하려 애썼다”는 소회를 밝혔다. 불법 위법 여부를 떠나 주식투자로 쉽게 큰 돈을 벌어들인 당사자가 언급할 내용이 아니었다.더욱이 모든 관심이 주식 투자에 쏠려 있는데 헌법재판관의 막중한 소임을 다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새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 재점검도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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