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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 세상에서 상생을 말하다…신세계푸드 스무디킹의 ‘상생 경영’
-본부와 가맹점주 박소영 씨의 사연
-희로애락 함께 나누며 ‘같은 길’ 걸어
-계약이라고 않고 “결혼한다”고 표현
-리로케이션ㆍ재난사고 시 ‘지원 상생’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우리는 가맹점주와의 계약을 ‘결혼한다’고 표현합니다.”

신세계푸드 스무디킹 배의환 총괄은 ‘상생’이라는 빤한 말 대신, ‘결혼’이란 단어를 선택했다. 시적인 느낌마저 들었지만, 막상 직관적인 표현이었다.

서울 성수동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스무디킹 본사를 최근 찾았다. 이날 주제는 프랜차이즈 업계 화두로 떠오른 상생이었다. 스무디킹 브랜드를 책임지는 배의환(49) 총괄과 부천 NC백화점 소풍점을 운영하는 가맹점주와 박소영(37) 씨의 얘기를 들었다.

신세계푸드 스무디킹 배의환 총괄(왼쪽)과 부천NC백화점 스무디킹을 운영하는 가맹점주 박소영 씨가 만나 상생을 얘기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사와 가맹점주라는 ‘부부’ 사이= ‘결혼은 현실.’ 이 말은 팩트다. 장르로 따지자면 로맨스보다 논픽션 리얼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꽃길만은 아니란 얘기다. 스무디킹 본부와 가맹점주 역시 인생사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걸어가고 있었다.

이날 박소영 씨는 스무디킹을 운영하면서 위기를 맞은 일화를 털어놨다.

박 씨는 “2013년 서울시내 한 마트에 스무디킹을 오픈하고 운영해왔는데, 3년차 계약이 만료될때 즈음 마트 측에서 해당 층 리뉴얼을 통보받았다”며 “갑자기 폐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수익을 올리던 차에 닥친 시련이었다. 이때 나선 지원군은 스무디킹 본부였다. 박 씨의 새 점포를 위한 전략을 짰다. 아이를 양육하는 박 씨의 사정과 자택인 강서 지역과의 출퇴근 거리를 계산했다. 수익성도 고려했다. 본사가 낙점한 자리는 부천 NC백화점이었다. 조건은 좋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이전비, 인테리어비 등 초기 출점 못지않은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박 씨는 “결국 돈이 제일 문제지 않나”며 “장사는 계속 하고 싶었지만 고민이 컸다”고 했다. 본사에 상담을 요청했다. 그러자 길이 열렸다. 본부에서 비용 일부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 박 씨는 “불안감에 밤낮없이 담당자에게 전화했는데도 매번 들어주더라”며 웃었다.

2016년 5월 박 씨는 부천 NC백화점에 매장을 열고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근거리로 기동성이 좋아진 것은 물론, 수익률도 20% 이상 향상됐다. 이 일은 본사에 각별한 애정을 갖는 계기가 됐다. 박 씨는 “가족같은 의리와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며 “현재 매장의 임대차 계약이 종료돼도 다시 스무디킹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배 총괄은 “좋은 가맹본부가 되기 위해 가맹점주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며 “새로운 가맹사업자에게 발생하는 가맹비 등의 수익보다 기존 점주의 안정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가맹수익만 챙기는 먹튀 프랜차이즈, 개업과 동시 물거품이 되는 본사와의 약속, 갑질 경영이 난무하는 현 분위기서 이색적인 행보다.

스무디킹은 리로케이션(매장 위치 이전) 점주를 위한 지원에 적극적이다. 철산역점 역시 구로 AK점으로 이전해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 광주수완점은 광주챔피언스필드점으로, 안산홈플러스점은 이마트 동탄점으로 본사 지원 하에 각각 자리를 옮겼다.

뜻하지 않은 재난에는 가맹점주의 재기를 돕는다. 지난 2월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몰 화재로 19일간 영업 중단됐을 때, 본부는 해당 매장에 물품을 무상지원 했다.

이같은 상생 경영은 본부와 가맹점주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다점포 비율(33%)로 증명된다. 현재 스무디킹은 10명의 점주가 2~3개 매장을 내고 80개 중 26개 매장을 운영한다.

박 씨는 스무디킹 본부의 최대 강점으로 ‘소통’을 꼽았다. 그는 “백화점 특성 상 프랜차이즈 입점 업체가 많은데 스무디킹처럼 담당 수퍼바이저가 자주 찾는 곳은 없다”며 “위생관리, 운영전반에 밀접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상생경영 궁극점은 고객=신세계푸드는 지난 2015년 스무디킹을 인수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14억원, 8억원 영업적자를 냈지만, 올해들어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부실 매장을 정리하고 5평 대 초소형 키오스크 매장을 내는 등 효율화 작업을 벌인 결과다. 다이어트 젤리, 가정용 스무디 등 NB(제조사 자체브랜드) 출시 전략도 주효했다.

스무디라는 여름음료 한계도 극복했다. 배 총괄은 “건강한 음료라는 브랜드 가치를 기준으로 계절을 타지 않는 신메뉴(커피ㆍ요거트ㆍ파니니 등)를 선뵀다”며 “그 결과 지난 겨울 입점고객이 전년대비 5% 늘었다”고 했다. 스무디킹은 조만간 한국형 식사대용 스무디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총 109개(직영점 29개ㆍ가맹점 8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스무디킹은 연내 가맹 100호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배 총괄은 “가맹본부의 일방적 흑자는 원치 않는다”며 “가맹점주는 물론 100만 예비 창업주에게 스무디킹이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굿브랜드’로 각인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스무디킹의 캐치프레이즈인 ‘A Healthy & Active Lifestyle’도 강조했다. “건강하고 활기찬 라이프 스타일을 응원하는 브랜드로서 오랫동안 고객과 함께 할 것입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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