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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프랜차이즈 문제, 본질은 ‘창업주’2
“김 부장, 너무 단선적으로 본 것 아닌가요.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을 창업주 쪽으로만 몰아부친 것은 얕은 해석 같던데.”

최근 지인을 만났는데, 앉자마자 돌직구를 던진다.

한달전 쯤 칼럼을 하나 썼는데, 그걸 지적하나보다.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을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창업주(오너)가 반성해야 한다는 글이었다. 작지만 강한 회사 임원인 그는 오너를 가까이서 모시는 사람이다.

“제 생각을 옮긴 것인데, 너무 편향적이라고 느끼신 모양입니다. 충분히 설득력이 없었다면, 제 글이 모자라서겠죠.”

“칼럼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고, 갑질 논란은 어느 한쪽이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한쪽이 물러섰고, 다른 한쪽도 말꼬리를 돌리자 길어질 듯한 토론(?)은 금세 끝났다.

사실 그의 말이 옳다. 시끄러운 세상 문제는 어느 한사람 책임은 아니다. 권력자든, 추종자든, 시민이든, 제3자든 세상의 일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의 주범을 창업주 쪽으로만 몰아간 것은 그래서 ‘편협’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오너의 전횡과 모럴해저드, 전형적인 졸부 행태의 개선없이는 프랜차이즈와 중소유통사는 ‘갑질 대명사’ 오명을 씻지 못하고 영원히 동네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경험상 그렇다.

예전에 기획기사 취재를 계기로, 중소 유통사 및 프랜차이즈업계의 대표와 어울린 적이 있다. 대부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입지전적인 인물들이었다. 대기업 오너만큼은 아니지만 돈도 벌만큼 번 이들이었다.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다. 자수성가한 이들의 토론회였는데, 한 분이 행사 직전에 그냥 가겠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이 정중앙에 앉아야 하는데 맨끄트머리 자리를 할당받아 자존심이 상했단다. 수행 비서는 “우리 회장님은 늘 중앙 아니면 안앉아요”라고 했다. 사실 나머지 분들도 내로라하는 이들이었다. 몇분에 양해를 구해 자리 배치를 약간 바꿔 설득했고, 홍역을 치른 끝에 토론회는 끝났다. 다들 기분이 망쳤음은 물론이다.

언젠가 중소기업 회장과 저녁을 하는데, 임원급 두 사람을 데려왔다. ‘중졸 신화’로 유명한 그 회장은 줄곧 “이 친구들이 스카이(SKY) 나왔는데, 내 밑에 있잖아. 아무리 학력이 좋으면 뭘해? 내가 먹여살려주는데”라며 대놓고 이런저런 면박을 줬다. 두 사람의 곤혹스런 표정을 보며 얼마나 무안했는지….

물론 극단적인 사례들이다. 이들과 달리 인품이 훌륭한 오너를 더 많이 만났다.

문제는 앞에 언급한 두 창업주 같은 유형들이 갑질 논란을 일으키고, 이것이 업계 전체 얼굴에 먹칠한다는 것이다.

맨손으로 사업을 일군 것을 늘 뽐내고, 회삿돈을 자기 돈으로 여기며, 가맹점주와 직원을 ‘나와 내 브랜드로 먹고사는 사람들’로 인식하는 오너의 오만과 졸부근성이 바뀌지 않는 이상, 갑질 논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인과의 식사가 끝날때쯤 이런 생각을 넌지시 식탁위에 던졌다. 그도 한숨을 쉰다.

“혼자 일군 사업이 커질수록 투명경영, 사회적책임 경영, 시스템 경영을 해야 하 는데…. 옛 고집에 매달려 있는 일부 오너를 보면 저도 안타까워요.” 

y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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