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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읽어주는기자] 31일 한국 이란전 관전포인트…이란팀 유럽파 주목
-1997년 ‘붉은악마’ 김수한 기자의 축구 이야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이란전이 열린다.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인 이날 이란전과 9월6일 우즈베키스탄(우즈벡)전 결과에 따라 월드컵 본선 진출팀이 결정된다. 한국이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한국이 9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반대로 우즈베키스탄이 모두 이길 경우 우즈베키스탄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그외 상황이 발생하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현재 한국이 속한 월드컵 최종예선 A조(승점순위 이란, 한국, 우즈벡, 시리아, 카타르, 중국 순)에서는 1위 이란이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2위지만 3위인 우즈벡과 승점 13점과 12점으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B조에서는 일본(1위), 사우디(2위), 호주(3위), UAE(4위), 이라크(5위), 태국(6위) 중 1~3위가 승점 1점차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앞둔 이란 축구팀이 28일 오후 파주 스타디움에서 훈련중인 가운데 포르투갈 국적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팀 감독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팀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 경우의 수를 따지는 상황까지 내려가지 않는게 목표다. 한국은 1위인 이란, 3위인 우즈벡 등 강호와의 결전을 앞두고 있다. 우즈벡은 A조 꼴찌(6위)인 중국, 마지막에 2위인 한국과 승부해 한국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한국은 이란이 본선행을 확정했다는 점에서 이란이 ‘베스트 11’을 기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8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4강 진출,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 등으로 아시아 대표격인 한국 축구가 이란에 ‘자비’를 구해야 할 정도의 위급 상황이다.

▶‘아시아 대표’ 한국의 무너진 자존심=그런데 이란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한국팀은 이 경기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수차례 평정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거슨 감독 시절 코치를 역임한 카를로스 케이로스가 현 이란 감독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한국전에서는 실험보다 승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목표는 무패, 무실점”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최종예선에서 6승 2무, 8골 0실점으로 무패,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까지 이 기록을 사수하겠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한국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아시아 예선에서 13경기 9골을 기록한 이란의 주포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러시아리그 루빈 카잔)이 경고 누적으로 빠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태다. 케이로스 감독이 아즈문을 대체할 ‘유럽파’ 스트라이커들을 대거 이란 대표팀에 차출했기 때문이다.

아즈문을 대신할 공격수 자리에는 레자 구차네자드(네덜란드리그 헤이렌베인), 카림 안사리파드(그리스리그 올림피아코스) 등이 중용될 전망이다. 구차네자드는 네덜란드 청소년대표팀에서 뛰기도 했다. 현재 네덜란드리그에서 35경기 20골로 득점 2위에 오를 정도로 물오른 감각을 뽐내고 있다. 2013년 6월 한국에서 열린 한국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골을 넣기도 했다.

미남 축구선수로 인기 높은 카림 안사리파드는 이란의 전설적 공격수 ‘알리 다에이’의 재림으로까지 불리는 선수다. 2009년부터 대표팀에 뽑혀 이란 대표팀 8년차를 맞는 그는 한국과의 경기에도 여러 번 나선 적이 있어 우리로서는 까다로운 상대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사만 고도스(스웨덴리그 외스테르순드), 아쉬칸 데자가(현 무적, 전 독일 볼프스부르크)를 호출했다.

사만 고도스는 스웨덴으로 이민간 이란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스웨덴인이다. 스웨덴 국가대표로도 발탁된 적이 있지만, 케이로스 감독이 러브콜을 보내 이란 대표팀에 합류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친선경기에 참가한 국가대표 선수는 다른 나라 대표팀으로 이동할 수 있다. 마침 사만 고도스는 스웨덴 대표팀에서 친선전에만 참가한 상태였다.

아쉬칸 데자가는 이란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유럽으로 이민 간 경우다. 지금은 소속팀이 없지만, 독일리그 볼프스부르크, 영국리그 풀럼 등에서 뛴 공격수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17세부터 21세까지 독일 국가대표팀에 수차례 차출된 바 있다. 지난 10월 승리한 한국전에서 한국팀을 유린한 그는 이번에 이란팀에 합류하며 주장까지 맡았다.

▶이란팀에 유럽국가 대표팀급 즐비 ‘경보’=유럽파 외에 지난해와 올해 연속 ‘이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토종 메흐디 타레미(이란리그 페르세폴리스)도 요주의 인물이다. 그는 이란팀의 유럽파보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만 3골(아즈문 2골)을 넣는 등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이란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MVP와 득점왕에 오르는 등 최전성기를 구가중이다.

이란전은 한국팀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경기지만 벌써부터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 겸 신문선축구연구소 소장은 지난 25일 명지대에서 ‘이란 공략 세미나’를 열고 “한국팀이 솔직히 이란을 이기기는 힘들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 28일 오후 경기도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우리 축구대표팀 소집 훈련에서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신 교수는 이란의 탄탄한 수비력을 높게 평가하며 우리 선수들이 골을 넣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팀에 유럽국가의 대표팀급 유럽파 공격수들이 즐비한 가운데 수비력 또한 수준급이라는 지적이다.

신문선 교수는 “이란은 분명한 약속이 있다. 축구 전술은 감독과 선수, 선수와 선수간 약속이다. 패턴 플레이가 단순하지만, 철저하게 약속해 빠르게 공격한다”며 “케이로스 감은 한국의 공격 패턴을 잘 안다. 한국 선수를 심층 분석한 결과다. 아시아권에서 활동하는 감독 가운데 한국 축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명쾌한 답을 알고 있는 지도자다”라고 말했다.

이란팀은 한국을 상대로 두터운 수비 뒤 기습적 역습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월드컵 예선전에서 한국은 중동 국가들의 수비 뒤 역습 전략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지금까지도 뚜렷한 대책이 미비해 보이는 상태다.

신 교수는 “한국이 선제골을 허용하면 만회하기가 아주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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