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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정교해진 ‘소비자 타깃팅’…유통업계 빅데이터 승부수
-마트ㆍ백화점, 빅데이터 활용한 서비스 앞다퉈 개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기반으로 개인 최적화 정보 제공
-아직 규모나 속도 면에서 글로벌 유통업체에 뒤쳐져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최근 유통업계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쇼핑정보ㆍ광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고객의 구매기록ㆍ선호ㆍ연령ㆍ지역 등을 종합해 분석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매출로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빅데이터 활용은 제조업ㆍ금융ㆍ교통 산업 등에서도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5년 연구에 따르면 데이터를 사업에 활용하는 기업은 활용하지 않는 기업보다 노동 생산성 증가가 5~10%가량 더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계도 온ㆍ오프라인을 망라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치 있는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미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가격, 배송을 넘어 빅데이터에 기반한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다.

이마트는 지난 28일 삼성전자와 ‘디지털 사이니지’를 구축해 쇼핑 패턴 분석 기술 등을 공동 개발, 유통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미래형 유통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관제센터에서 통신망을 통해 광고 내용을 제어 할 수 있다. 매장 곳곳의 종이 광고판과 현수막이 디지털 사이니지로 교체되면 빅데이터 분석, 안면인식 기술 등을 접목해 소비자 밀착형 광고가 가능해진다.

이마트가 오는 10월 죽전점에 도입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시스템을 현재 마트 디스플레이 광고판에 합성한 모습. [사진 제공=이마트]

기존 마트 광고가 매장 내 모든 소비자에게 노출돼 정교하지 못하고 소비자의 피로가 컸다면 디지털 광고는 시간대마다 고객이 찾는 제품을 적시에 띄우는 ‘타깃팅 광고’에 최적화돼있다. 이마트는 중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성별, 연령대에 따라 가장 적절한 광고를 찾아내 노출하는 ‘고객 안면인식 프로파일링’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타깃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정보를 종합하고 매출을 분석하는 ‘원투원 마케팅 팀’을 운영하고 있다. 원투원 마케팅 팀은 지난 2015년 연간 1000만 부 이상 발행하던 종이쿠폰을 없애고 옴니채널 쿠폰 서비스인 ‘M쿠폰 앱’을 도입했다. 올해 3월부터는 고객들의 장바구니를 분석해 재구매율이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개인화 쿠폰 서비스’를 확대 시행했다. 획일적 쿠폰 발급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별 맞춤형 쿠폰을 제공해 효율성을 높이고 추가 매출 발생을 노린 것이다. 실제로 롯데마트가 10개월 동안 해당 서비스를 시범 진행한 결과 사용 횟수가 일반 쿠폰에 비해 10% 정도 늘었다.

신세계 백화점도 지난 2011년 업계 최초로 종이 전단지를 없앴다.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 전단지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세계는 통계학과 교수, 데이터 분석업체 등과 4년 가량을 매달린 끝에 올해 초 인공지능 ‘S마인드’를 개발했다. S마인드는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세일 등 쇼핑 정보를 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전달한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AI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하고, 올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추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추천봇은 고객의 구매정보ㆍ온라인 행동정보ㆍ기타 성향 등을 파악하고,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유행하는 패션상품을 제안한다.

이처럼 국내 유통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규모나 속도 면에서 글로벌 유통기업에 뒤쳐져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998년부터 2015년까지 AI·빅데이터ㆍ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 관련 특허는 아마존이 4891건, 알리바바가 3374건, 월마트가 669건 등인 반면 국내에서는 전체 117건에 불과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업계는 이미 앞서가고 있는 글로벌 유통기업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며 “IT 기술이 발전하고 모바일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고객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연구해 장기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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