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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판 노예 마찬가지”…화장실서 숙식, 13억 아파트 경비원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매매가만 13억원을 호가 하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의 공분을 사고 있다.

23일 YTN의 보도에 따르면 이 아파트 단지 경비원들은 발도 뻗을 수 없는 좁은 경비실에서 근무하며, 역한 냄새가 나는 재래식 화장실에서 숙식을 해결해오고 있다.

예순을 훌쩍 넘긴 경비원 김모 씨가 일하는 곳은 지어진 지 30년이 훌쩍 넘은 아파트였다. 비좁은 공간에 화장실과 맞닿아 있어 악취가 나 상황이 심각했다.

[사진=YTN뉴스 영상 캡처]

김 씨는 “냄새가 올라오는 재래식 화장실에서 용변보고 소변보고, 밥해먹고, 잠자고. 이거야 말로 현대판 노예다”라며 매체를 통해 서러움을 토로했다.

김 씨는 야간에 잠시 휴식을 위해서 머리 맡에 변기를 두고 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서울시의 재건축 심의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단지 시설이 노후화 돼경비실 개선은 요원한 상태다.

1년 가까이 일한 김 씨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모욕적이고 부당한 대우였다.

지난달 관리사무소 측은 제헌절을 앞두고 아파트에 태극기 게양을 지시한 뒤 업무처리가 늦었다며 경위서 작성을 요구했다. 공무원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관리사무소에 항의했지만, 되려 모욕적인 말이 돌아왔다.

참다못한 김 씨는 인권위와 청와대에 진정을 넣었다. 그러나 두 간이 걸리는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로 인사 이동을 시키고 지각이 잦다며 징계위원회 회부됐다.

아파트와 용역 업체 측은 김 씨가 분란을 조성하고 업무에 지장을 끼쳐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댓글을 통해 “근무환경 변해야한다”, “갑질하지 마라” 등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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