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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경영인 자사주 보유로 책임경영 앞장
최양하 한샘회장 자사주가치
1585억원 최다보유 CEO로

“‘내 재산처럼’ 회사경영” 의지
외적요인 부담없어 일석이조


자신이 이끄는 회사의 주식을 다수 보유한 전문경영인(오너일가 제외)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선이 쏠린다. 전문경영인이 자사주를 가지는 것은 ‘책임경영’ 의지의 발현이자. 덕목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소액주주들에게 몸소 보여주고, 자신의 재산을 관리하듯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사의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무언의 표현”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견기업인 한샘의 최양하 회장은 삼성·LG 등 쟁쟁한 대기업의 전문경영인을 제치고 ‘최다 자사주 보유자’에 등극해 주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기관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자사주를 보유한 전문경영인 166명의 주식가치를 조사한 결과, 총 2413억원(21일 종가 기준, 보통주+우선주)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자사주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최양하 한샘 회장이었다. 최 회장이 가진 자사주 가치는 모두 1585억원에 달해, 전체 전문경영인 보유 자사주 가치의 66%에 달했다. 이는 2위인 이재경 두산 부회장이 보유한 가치(79억원)의 약 20배에 달하는 것이다.

3위와 4위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61억원),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56억원)이 각각 차지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37억원)은 그 뒤를 이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은 특히 올해 초 대비 자사주 가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전문경영인으로도 꼽혔다. 김 사장의 자사주 가치는 지난 몇 개월동안 총 21억원(139.7%)이나 증가했다. 메리츠화재 주식 가치가 그만큼 오른 때문이다.

지난해 67억원의 연봉을 받아 ‘대한민국 연봉왕’에 오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사주 30억원 어치를 보유해 7위에 올랐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집행임원(14억원)은 지난 5월 회사 상장과 함께 단숨에 13위에 올랐고, 한성숙 네이버 사장(10억원)은 조사 대상 전문경영인 가운데 유일한 여성 CEO였다.

조사 대상 가운데 최연소 CEO는 38세의 임지훈 카카오 사장으로, 자사주 가치가 4억 9000만원(41위)이었다. 최고령은 올해 72세인 이윤재 흥아해운 회장으로 23억원어치(8위)의 자사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경영인들의 이 같은 자사주 수집 열풍에는 강한 책임경영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한샘은 소유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한 전략을 통해 국내 가구업계를 평정했다. 지난해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1조 9345억원, 영업이익 1596억원, 당기순이익 127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 1조 164억원, 영업이익 662억원, 당기순이익 505억원의 성적을 거뒀다. 최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던 1998년, 한샘의 실적이 매출 1737억원, 영업이익 142억원, 당기순이익 26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눈부신 성과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경영일선에 나서면 지배구조 강화 등 경영 외적인 요소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다”며 “전문경영인이 다양한 전략개발에 집중해 성공신화를 일군 한샘의 예시가 다른 회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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