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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협상중단 불사하던 김현종의 패기 다시 보고 싶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22일 서울에서 개최됐다. 미국의 요청대로 개정으로 이어지든, 우리 전략대로 호혜 성과만 확인하는 수준에서 매듭되든 특별회의 이후 한미 FTA를 두고 벌어지는 양국 통상 당국의 줄다리기는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이미 양국의 주장과 전략은 물론 논리까지 거의 드러나 있다. 미국은 한미 FTA 발효 이후 5년 동안 2배로 증가한 대한(對韓)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개정을 요구할게 뻔하다. 우리는 한미 FTA가 아니었다면 무역적자는 더 커졌을 것이라며 경제적 효과를 제대로 분석하자고 주장할 계획이다. 다 나름의 논리가 있다.

결국은 협상 능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협상에 임하는 자세는 그래서 더 중요하다.우리측 수장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래야 한다. 안그럴 이유가 없다.

지난 6월 말 한미정상 회담에서 우리는 향후 5년간 128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와 항공기를 비롯한 224억 달러의 구매의사를 보이고도 미국의 FTA 개정 협상 요구를 막지 못했다. 선물로 달래는 비위맞추기 통상전략은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에선 효과없음이 입증됐다. 게다가 양국 교역의 부가가치를 셈해보면 우리만 좋은 것도 아니다. 상품교역에 비해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는 더없이 높다. 교역 수치에서 빠지는 무기는 이익율 자체가 비밀이다. 200억 달러에 달하는 서비스와 무기의 적자는 부가가치측면에서 283억 달러의 상품교역 흑자를 상쇄하고도 남을지 모른다.

당당함은 패기에서 나온다. 김 본부장의 패기는 익히 정평이 나 있다. 2004년 40대의 나이에 장관급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오른 그는 거침없는 패기로 한미FTA 협상협상을 밀어붙였다. 마감 하루전까지 협상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그는 카란 바티아 미국 통상대표부 부대표에게 협상결렬을 선언했고 이 엄포에 위기 의식을 느낀 미국이 새벽에 수정안을 마련해 오면서 협상 분위기가 급변, 결국 최종 타결에 성공했다.

그의 두려움없는 패기는 그대로인 듯하다. 골키퍼보다 골잡이를 선호하는 협상전략도 여전하다. 심지어 어쩔수없다면 한미FTA 결렬도 불사한다는 생각이다. 소비자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농축산물은 캐나다ㆍEUㆍ호주산 등으로 대체 가능하고 늘리기로했던 LNG 등 에너지는 기존의 중동수입선을 유지하면 된다. 게다가 어려움에 직면하면 우리 국민들은 똘똘 뭉친다. 그건 수치로 따질 수 없는 국익이다. 미국도 반가울리 없는 결과다. 10년전 그의 패기를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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