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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불기소처분 논란 ‘또래 성폭력’…재수사 끝에 법원 징역형 선고
-인천 47개 단체 공동성명ㆍ서울고검 재수사 명령 거쳐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여고생의 신체 은밀한 부위를 만져도 장난이라며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했던 사건이 피해자 측 변호인의 노력 끝에 재수사를 거쳐 법원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권성수) 아동ㆍ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모(22)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최 씨에게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40시간과 200시간 사회봉사명령도 함께 선고했다.


최 씨는 인천 강화군 소재 S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2013년 수개월에 걸쳐 같은반 여학생 3명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씨는 검찰 조사에서 학교 교실 등에서 A(당시 18세) 양의 교복 상의 속으로 손을 넣어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고 바지 위로 허벅지를 만진 사실에 대해서 인정했다. 최 씨는 다른 피해자 B 양의 엉덩이를 만지거나, 또 다른 피해자인 C양의 허벅지를 만진 사실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그러나 앞서 사건을 수사한 인천지검은 최 씨의 범행을 ‘친구 사이의 장난’으로 판단해 불기소 처분<본지 2016년 12월 14일 단독보도 참조>했다.

검찰은 최 씨가 인천 강화군 소재 S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하던 중 같은반 여학생 3명의 신체 은밀한 부위를 만진 사실은 있지만 단순 장난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고 봤다. 또 이러한 행동이 성욕의 흥분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라며 불기소처분의 이유로 들었다.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은 서울고검에 항고했다. 언론보도로 사건이 알려지자 인천지역 47개 여성ㆍ시민단체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고검은 재수사 명령을 내렸고 인천지검은 재수사 끝에 지난 5월 최 씨를 재판에 넘겼다.

피해자 측 세주합동법률사무소 이승기 변호사는 “성추행은 범죄이지 장난이 될 수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을 법원이 확인했다”며 “명백한 성추행을 장난으로 판단해 불기소했던 담당검사의 불기소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밝혀내는데 1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이어 “어쩌면 피해여학생들에게 가장 큰 상처는 가해자의 범죄행위보다도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한 채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었던 수사기관이었다”며 “(이번 판결이) 피해자들에게 위로 되기를 바라고,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도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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