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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탈’ 나는 늦여름 ②] 여름휴가 이후 찾아온 복병…치질, 어찌 하오리까
-연휴 중 장거리 이동ㆍ과음ㆍ과식 등
-생활습관 변화가 치질 증상 악화시켜
-배변할 때 혹같은 치핵 만져지면 의심
-高섬유질 식단
배변 시 휴대폰 ‘금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달 말 가족과 동해안으로 여름 휴가를 다녀온 회사원 고모(38) 씨는 얼마 전부터 화장실 가는 것이 두려워졌다. 항문이 따끔거리고 아파서 제대로 볼 일을 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며칠을 참다 결국 병원을 찾은 고 씨는 “치핵 증상이 심해져 수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의사에게 들었다. 휴가 기간 즐긴 고지방 음식과 음주, 장거리 운전 등이 치핵의 원인이 됐다.



치질은 대개 겨울에 발병률이 높지만 여름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여름 휴가 시즌이 지나고 나면 갑자기 항문 질환이 생기거나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평소 치질 증상이 있던 사람이 장거리 비행, 운전 등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거나 여행지에서 배변 습관이 달라져 치질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사진설명> 장거리 이동에 기름진 음식 등을 많이 먹게 되는 여름 휴가 뒤에는 치질이 악화될 수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메디힐병원]




▶휴가 중 장시간 비행ㆍ음주, 치질 증상 악화시켜=휴가철에는 명절 연휴처럼 비행기에서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거나 장시간 운전을 할 때가 많다. 이 경우 신경 조직이 많고 피부가 약한 항문이 평소보다 더 오래 압박을 받게 된다. 항문 주변의 혈압이 올라가 혈액 순환이 떨어지게 된다. 이때 서서히 발병하던 치질 증상이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여름 휴가 중에는 평소보다 채소 섭취가 줄고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섭취가 늘기 때문에 일상에 복귀한 후에도 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대장 운동력이 떨어지면 대변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단단해 지기 때문에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나 변비로 인해 혹 같은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탈출하는 치핵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유기원 메디힐병원 부원장은 “휴가지에서 차갑거나 기름진 음식, 술 등을 섭취해 설사가 잦아지면 항문 주위의 항문선이 세균에 오염돼 농양이 생기기 쉽다”며 “이 농양을 방치하게 되면 항문이 곪아 고름이 터지는 치루로 발전하게 된다”고 했다.



치질은 증상에 따라 총 4기로 나뉘는데, 초기(1기)에는 배변 시 피가 묻어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배변 시 혹 같은 치핵이 튀어나왔다가 저절로 항문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 반복되는 상태가 나타나면 2기로 볼 수 있다.



유 부원장은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치질 1ㆍ2기 단계에서는 수술 없이 식이 요법, 변 완화제 사용, 좌욕 등 배변 습관 교정을 통해서 치료할 수 있다”면서도 “초기 치질 증상을 방치하여 치핵을 넣어야 들어가는 상태인 3기나 치핵을 손으로 넣어도 다시 나오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는 상태인 4기로 증세가 악화되면 가려움을 호소하는 항문소양증 등으로 이어지고 생활하는 데에도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어 수술을 통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장실 갈 때 스마트폰 두고 가는 것이 치질 예방 첫 걸음=치질은 한 번 발병하면 재발률이 높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치질 증상이 의심되면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를 삼가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식사해야 한다.



고콜레스테롤 음식이나 술자리에서 안주로 먹는 맵고 짠 음식은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고 항문을 자극해 치질을 촉진할 수 있다. 유 부원장은 ”일반적으로 항문 질환의 원인을 변비로만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러나 설사에 포함된 분해되지 않은 소화액이 항문의 손상을 주고 항문 점막을 손상해 치열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단과 함께 올바른 배변 습관도 중요하다. 화장실에서 책, 신문,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치질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변비 증상이 있거나 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무리하게 배에 힘을 주거나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해 앉아있는 것보다 나중에 변이 마려울 때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다.



유 부원장은 “많은 사람이 치질을 변비약이나 치질약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대장을 자극하는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대장 기능이 저하돼 약 없이 화장실을 갈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 치질 증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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