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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뱅 증자한다는데…주주들‘동상이몽’
카뱅·케뱅 이번주 이사회 논의
증권·보험사 “긍정적 검토중”
은행권 “경쟁자인데…” 신중모드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증자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인뱅의 증자를 두고 주주들 간 입장이 달라 주목된다.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자사의 이해에 따라 입장 차이가 크게 엇갈려서다.

카카오뱅크는 11일 이사회를 열어 증자 규모 및 방식을 논의한다. 당초 내년 3월께 4000억원의 증자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대출이 예상보다 빨리 늘어 일정을 앞당겼다. 


케이뱅크도 10일 이사회에서 3분기 중 1000억원, 내년 초에 1500억원의 추가 증자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정작 주주사들의 셈법은 좀 다르다.

은행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뱅들이 처음 적은 규모로 시작했기 때문에 주주들 사이에서도 추후증자를 예상했을 것”이라며 “생각 없이 참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은산분리 완화라는 제도 변수가 있어 관련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실제 경영권을 행사하는 대주주의 증자를 기대하긴 어려워 주주간에 이견이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증권이나 보험 등은 인뱅과의 업무 협력이나 서비스 제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참여한 것이기 때문에 의결권 확대여부를 떠나 증자 참여에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다. 


케이뱅크 지분 10%를 보유한 NH투자증권의 관계자는 “향후 사업 협력 추진 등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10% 지분을 보유한 한화생명 관계자도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이사회에서 컨센서스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은행권이다. 증자가 확정되면 주주별로 최소 100억원에서 최대 2300억 여원의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한데, 인뱅이 위협적인 경쟁 대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도 어렵다. 인뱅 시장의 주도권을 타주주에게 넘기는 것도 향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으로만 보면 흥행몰이에 성공한 케뱅이나 카뱅의 유상증자 참여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면서도 “은행 입장에서는 100억원 이상 들어가는 증자 참여에 여러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발을 뺐다.

또 다른 은행관계자는 “초기 시장에 참여하고자 지분 투자를 했고, 예상보다 순항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증자에 대해서는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 많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만에 하나 은행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증자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주주구성비율 자체가 깨어지기 때문이다. 은행법상 동일인 지분한도는 10%다. 이미 지분율 10%에 도달한 주요주주들은 실권물량을 받을 수 없다. 중소주주들은 자금력이 문제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위원회의 특별 승인으로 은행지주회사가 된 한국금융지주가 제한없이 지분율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금융지주도 지분을 더 늘릴 경우 정보기술통신(ICT)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 취지 퇴색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희라ㆍ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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