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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공항면세점…임대료 인하가 해법
지난해 매출액 37.7%, 임대료로 지불
롯데·신라 등 7개 사업체 모두 적자
업계 “대규모 실업사태 가능해” 경고

위약금 20억원을 내면서까지 공항 영업을 접었던 한화갤러리아가 향후 사업자가 선정되기까지 공항 면세점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한화갤러리아와의 협의를 통해 다른 사업자가 선정되는 동안 기존 고정임대료로 운영되던 면세점을 사용료를 품목별 가격 변동에 따라 결정하는 쪽으로 협의중이다.

그럼에도 한화갤러리아의 제주공항 면세점 철수가 발표되면서, 면세점 업계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정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한국을 찾는 요우커 수가 급감한 상황에서 임대료도 내지 못할정도로 공항면세점들의 매출액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사드 보복이 없던 지난해도 인천공항 면세점들은 비싼 임대료 탓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업계에선 조심스레 ‘임대료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4일 관련업계와 인천공항에 따르면 따르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입점한 전체 7개 면세점 사업체들이 지난해 부담한 임대료는 8656억원에 달했다. 이들이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약 2조2938억원. 이들이 올린 매출액의 37.7%에 달하는 금액이 임대료로 빠져나간 셈이다.

지난 2014년에는 약 6300억원, 2015년에도 각각 6300억원, 6140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했는데, 이는 총 매출액의 각각 33%, 38%를 차지했다.


업체들은 지난 2015년 계약당시, 해마다 임대료를 올려 지불하는 식으로 인천공항공사와 계약을 맺었다. 당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물밀듯 방한할 때 맺어진 계약이라 업체들은 5년간 관광객수가 최고점에 달할 것을 예상해서 임대료를 책정했다.

하지만 한국을 찾는 요우커가 줄어든 현시점에서 거금의 임대료는 면세업계의 족쇄가 됐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현재의 임대료 수준이 지속될 경우 적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현재 악화된 영업 환경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했다.

업체들은 한국면세점협회를 통해 공항면세점의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양대공사는 이를 거절했다.

여기에 업계는 현재 지나친 임대료가 공항면세점들의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근로자들의 일자리 상실, 더 나아가서는 공항공사의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는 31일 영업종료를 앞둔 제주공항 한화면세점이다. 사드보복으로 요우커의 제주행 발길이 끊긴 상황에서 한화갤러리아 측은 한국공항공사에 세 차례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한국공항공사는 “형평성을 고려했을 때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후 공항에서 근무하는 170여명의 한화갤러리아 직원들은 살길이 막막해졌다. 갤러리아측은 170여 명의 제주공항 직원 중 20여 명에 이르는 정직원의 본사 배치 방침을 밝혔으나, 제주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직원 중 일부는 제주를 떠날 수 없어 퇴사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 직원들도 뾰족한 대안없이 실업 위기에 내몰렸다.

국내 면세업계는 지난 2015년 신세계 김해공항 면세점 특허반납, 2015년 SK와 롯데 면세점의 특허 상실로 근로자 대규모 실직 사태를 경험했다. 인천공항 면세점은 이들보다 고용인원이 더 많은 상황이다. 고용불안의 여파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천공항 입장에서는 임대료인하가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가 거둔 영업이익은 1조3013억원. 공항면세점이 지불한 임대료가 이중 66.5%에 달했다. 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내걸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료 인하는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공항공사도 면세점들이 아주 폐업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라며 “양측이 모두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을 놓고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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