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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실용성 낮아도 디자인 만족도는 200%…도로 위 귀염둥이 ‘트위지’
- 오토바이에 가까운 깜찍한 생김새…시민 관심 ‘한 몸’
-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 공조장치 부재는 치명적 단점
- 자동차 전용도로 오갈 수 없는 점도 아쉬움
- 가정용 220V 간편 충전…3시간 30분이면 완충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관종’이라는 말이 있다. ‘관심종자’의 줄임말로 무리한 행동으로 주위의 관심을 끄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앙증맞은 크기에 공상영화에나 나올 법한 디자인을 갖춘 르노삼성자동차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기자의 ‘관종’ 끼를 한껏 높여줬다. 실용성을 논하기 이전에 디자인 하나 만으로도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지난달 최근 국내 판매를 시작한 트위지를 타고 서울 강동구 강일동과 고덕동 일대 및 경기도 스타필드 하남 주변을 누볐다.
서울 시내를 주행 중인 트위지.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트위지에 대한 첫 인상은 ‘생각했던 것 보다 작은데 이게 경차라고?’, ‘골프장 카트 아닐까?’ 였다. 넓이 1237㎜, 앞뒤 길이 2338㎜에 불과한 트위지는 폭이 좁고 길이가 긴, 자동차 보단 오토바이에 가까운 생김새였다. 실제로 너비 2.3m, 길이 5m 주차장 한 칸에 3대의 트위지가 여유있게 들어간다는 것이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외관에 대한 놀라움은 차 문을 열 때에도 이어졌다. 별도의 잠금장치도, 유리창도 없이 창문 안쪽에 손을 넣어 문고리를 당기니, 문이 위로 열렸다. 무게가 많이 나가고 제조 원가가 높아 대부분의 차량은 채택하지 않는 ‘걸윙도어’ 형식이었다.
스타필드 하남에서 충전 중인 트위지.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이날 기자가 시승한 트위지는 2인승용. 동승자가 운전자의 오른쪽에 탑승하는 일반 차량과 달리 트위지는 특이하게 앞뒤로 2명이 앉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앞자리인 운전석은 162㎝에 불과한 기자가 앉고 난 뒤에도 양 옆에 짐을 실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남았지만, 뒷자리인 동승자석은 운전석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당겨도 몸을 구겨야 했다.

스티어링휠 오른쪽 상단에 열쇠를 꽂고 세 번 돌리자 비로소 트위지에 시동이 걸렸다. 전기차 답게 어떠한 소음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어 버튼식 기어(D) 버튼을 누르고 파킹 브레이크를 해제했다. 일반 차량과 달리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다고 차가 나가진 않았다. 가속페달을 밟은 뒤에야 매끄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초반 가속력도 제법 좋았고, 가파른 주차장 언덕길도 거뜬하게 올랐다. 전력 소비 속도가 다소 빨라지긴 했지만 도로에서도 시속 80㎞까지는 무리없이 달렸다. 노면의 상태를 그대로 전달해주는 승차감도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주행 내내 이어지는 “전기차에요?”, “최고 속도는 얼마나 나와요?”라는 주위의 관심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뜻밖의 복병은 따로 있었다. 공조장치가 없어 에어콘 가동이 불가능한 탓에 운전하는 내내 눈가로 흐르는 땀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이날 낮 기온은 30도 안팎. 그러나 매연과 열기를 뿜어내는 차량 사이에서 창문도, 에어컨도 없이 맞닦뜨리는 체감 온도는 35도에 육박했다. 운전 내내 “덥다”는 말이 연신 터져나왔다.
‘걸윙도어’ 형식의 트위지.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회사 측은 “공조장치를 포기하는 대신 전력소비량과 무게를 줄여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공조장치가 포함된 트위지의 공인 1회 충전거리는 55㎞이지만, 공조장치가 없는 트위지는 1회 충전 시 80㎞ 가량을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비게이션이 없는 것도 불편하게 느껴졌고 자동차전용도로 주행이 불가능하단 점도 문제였다. 최고 시속이 80㎞라 올림픽대로나 강변북로 등은 갈 수가 없어 장거리 출퇴근 운행은 다소 무리인 듯 보였다.

다만 가정용 220V 일반콘센트로 충전이 가능한 건 큰 장점이었다. 주차장에 콘센트가 있는 곳이라면 별도의 전용 충전기 없이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했다. 완충 시간도 3시간 30분, 1회 완충 시 드는 전기비용도 600원에 불과해 만족스러웠다.

트위지의 판매가격은 2인승 기준 1500만원. 정부와 지자체가 제공하는 각종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500만원 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rim@heraldcorp.com

사진설명1=서울 시내를 주행 중인 트위지.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사진설명2=스타필드 하남에서 충전 중인 트위지.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사진설명3=‘걸윙도어’ 형식의 트위지.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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