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재미는 별로 없다. 이 드라마는 “학교는 이런 곳이야” “아이들이 저런 곳을 다녀” “학교가 뭐 이래”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 학교(금도고)에는 학생들끼리 서로 감시하는 상황을 부추기는 학벌점제를 운영하고 있고, 불신을 조장하는 교장에게 똥침을 날리는 용의자 X가 있었다. 라은호(김세정), 현태운(김정현), 송대휘(장동윤)이 일 년 전, 버스 사고로 엮인 사연도 밝혀졌다. 또 X의 정체에 대한 호기심을 유도하기 위해 미끼를 던졌지만, 그 궁금증이 크게 어필되지는 않았다.
‘학교 2017’은 공식적인 얘기다. 답이 이미 나와있는 스토리다. 아이들을 이해못하는 부모, 학생과 소통 안되는 교사와 교장, 점점 삭막해지는 학생들. 이런 걸 너무 정면에서 건드린다.
그 스토리도 라은호(김세정)와 현태운(김정현), 송대휘(장동윤), 세 학생에 치중되고 있고 다른 학생들의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이 겪는 힘들 이야기, “우리는 이렇습니다, 저렇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토론프로그램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굳이 청춘물에서 이걸 전면에 내세울 필요는 없다.
이런 무거운 이야기는 정면에서 건드리기보다는 학원물의 최대 강점인 풋풋한 청춘멜로를 보여주고, 그 다음에 “이런 힘든 일도 있습니다”라는 화법을 사용하는 게 더 낫다는 얘기다.
멜로를 그려나가는데 알고보니 왕따 문제를 다루는 한 일본 애니메이션처럼 ‘학교 2017’도 가벼움과 무거움의 조화를 이뤄나갔으면 한다. 너무 무거운 주제를 정면에 내세우면 현실성은 강해질 지 몰라도 드라마로 볼만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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