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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꼰대 사용설명서]“어딜 감히…” 꼰대의 갑질 심리학
‘꼰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꼬장꼬장하게 생긴 배불뚝이 아저씨야. 그런데 생각해봐. 늙수그레 앉아서 감놔라 배놔라 후배들 들들볶는 부장만 꼰대인지? 회사 먼저 들어온 게 무슨 완장을 찬 것인냥 연차 어린 후배들에게 혹독한 시어머니처럼 군림하는 젊은 꼰대들도 있어. 나이로 얘기할 세대간의 문제는 아니란 말이지.

이들은 한결같이 “어딜 감히…”를 대물림해. “어딜 감히…”는 꼰대의 언어라는 얘기야. 금과옥조마냥 대물림되는 이 말처럼 서슬퍼런 말도 없어. 사람을 죽이는 칼이거든.

“어딜 감히…”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지. 운전기사를 폭행해 물의를 빚은 회장님들이나 아랫 직원이 무슨 종인냥 두들겨 패는 직장 상사의 입에 기생하는 말이거든. 프랜차이즈 회장님들의 일탈(?)도 있지. ‘내가 힘들여 키운 브랜드 때문에 먹고 살고 있으니…’라는 속내는 흔히 어이없는 갑질로 이어지지. 통행세를 받는 일 따위는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아.

대놓고 “어딜 감히…”를 내뱉지는 않지만, ‘왜곡된 지식의 과잉’(?)도 무서운 칼을 숨기고 있기는 마찬가지야. 국민을 개ㆍ돼지라고 말한 고위 공무원이 그렇지. 얼마전엔 “국민들이 레밍같단 생각이 든다”고 한 도의회 의원도 있어.

꼰대와 갑질은 결국 한 몸인 셈이지.

갑질의 언어는 비뚤어진 권력과 보상심리가 만들어낸 불협화음이라고 할 수 있어. 이 불협화음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거지.

권력부터 얘기해볼까. 캐나다 윌프레드 로리에대학 연구진이 2013년 미국 심리학회지에 실은 실험을 보자고. 연구진은 권력이 뇌의 ‘거울뉴런’(mirror neuronㆍ다른 사람의 몸짓을 보거나 말을 들을 때 그 사람과 똑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뇌 신경세포)의 작동을 마비시킨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았어. 한 마디로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이지.

보상심리도 마찬가지야. 내가 당한 것을 그대로 남에게 전이하면서 일종의 보상을 받는다고 할까. 젊은 꼰대나 영세업자 후려치는 을(乙)질이 왜곡된 보상심리라고 할 수 있어. “인간존재에 보편적인 열등감ㆍ무력감과 이를 보상 또는 극복하려는 권력에의 의지 “(알프레드 아들러)가 왜곡돼 나타난게 갑질의 언어라고 할 수 있지.

여기엔 ‘줄세우기’라는 암덩어리도 있지 않을까. 어릴적부터 우리는 알게 모르게 외모순으로, 성적순으로, 부모의 재산 순으로 나래비를 세우잖아. 남들보다 두 세발짝이나 앞선 1등이 되기 위해 친구들을 뒤에 세우고, 꼴등은 커녕 2등도 뒤돌아보지 않는게 우리네 모습이니까.

꼰대 사용설명서. “어딜 감히…” 말하는 꼰대에게 최소한 “그래서?” 맞받아치는 건 어떨까. 저항은 인간본성의 하나라고도 하잖아. 권력은 또 다른 권력에 약한 법이니까. 그리고 또 하나. 억지로라도 ‘실패’를 하나쯤 만들어보라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만 하지 말고, 못할 것 같은 것도 해보라는 말이지. 실패를 해보면 ‘내 뒤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볼 수 있을 테니까. 갑질하는 꼰대에게는 성공의 기억만큼이나 실패의 기억도 소중한 가치를 갖지 않을까. 

hanim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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