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케어 악몽을 끝내기 위한 큰 걸음”
-논의 장기화 전망, 여론 악화 등으로 최종 폐지까지 난항 예상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ㆍACA) 폐지 논의 수순에 가까스로 돌입했다. 하지만 논의가 장기화 될 조짐인 데다 기존 ACA 지지 여론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정부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ㆍAHCA) 입법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미 상원이 이날 ‘건강보험 안건’의 토론 개시 여부를 놓고 표결을 벌인 결과 51대 50으로 가결 처리됐다고 전했다. 찬성과 반대가 각각 50표인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찬성 표를 던져 가결됐다. 최근 뇌종양 진단을 받은 존 매케인 공화당 의원도 이날 복귀해 찬성 쪽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의원 48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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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상원이 25일(현지시간) ‘건강보험 안건’의 토론 개시 여부를 놓고 표결을 실시한 가운데 찬성 51표 반대 50표로 표결 논의안이 통과됐다. [사진=AP연합] |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악몽을 끝내기 위한 큰 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제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켜 내 책상으로 가져오면 비로소 오바마케어 재앙을 완전히 끝낼 수 있을 것”이라며 빠른 논의를 촉구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그간 오바마케어를 폐지 및 트럼프케어 처리를 추진했으나 3차례 시도 모두 좌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 책상에 법안이 올라올 때까지 이곳을 떠나선 안 된다”며 상원 의원들을 압박해왔다. 이에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ACA 우선 폐지로 전략을 변경하면서 토론 개시에 필요한 정족수 확보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날 토론 개시에 합의한 것이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의 최종 통과를 보장하지는 못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지적했다. 다음 수순인 ACA 폐지 논의에만 최소 몇 개월은 소요될 전망이다. 대체안 없이 ACA를 우선 폐기하는 방안, 일부만 폐기(skinny repeal)하는 방안 등을 두고 이견이 예상된다. 공화당 내 중도파는 당 지도부가 제안하는 큰 폭의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예산 삭감을 여전히 우려하는 입장이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가 재선을 앞둔 의원들의 전략적 투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날 상원이 표결을 진행하는 동안, 의회 앞에선 오바마케어 폐기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항의 집회를 벌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케어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하는 추세다. ACA 우선 폐기 뒤 대체입법을 할 경우 2026년에는 3200만명의 무보험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미 의회예산국(CBO)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퓨 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0%는 연방정부가 의료보험 보장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같은 조사에서 10년 래 가장 높은 응답률이라고 센터는 전했다.
ha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