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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금융 급한데…“사람이 없네”
빅데이터·AI 인재 수요 급증
연공서열에 파격영입 힘들어
전문가는 국내보다 해외 선택
산학협력 연구·교육 적극나서


최근 금융연수원은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조영제 금융연수원장이 지난해 ‘삼고초려’해 모셔온 김철기 박사가 신한은행에 스카우트돼 퇴사했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김 박사를 글로벌 금융리더 양성 과정에서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금융과 글로벌 금융실무를 전수할 적임자로 평가해 공을 들여 스카우트했지만, 결국 1년 만에 민간에 ‘뺏긴’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이 금융연수원-신한은행 사례처럼 빅데이터ㆍ인공지능(AI)ㆍ클라우드 등 디지털 인재 영입을 두고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 하반기 전 금융사가 디지털 금융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다 보니 인재 영입이 쉽지 않다. 이에 금융기관 간 스카웃 경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시중은행 디지털사업 담당 고위 관계자는 “디지털금융이 모든 은행권의 하반기 전략 사업이 되다보니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전문 인력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어느 때보다 많다”며 “비단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요가 많아 디지털 인재들이 국내에 들어오기보다 미국에 잔류하기를 원해 스카우트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기업이든 은행이든 요즘 빅데이터나 AI 쪽 전문 직원을 구하기가 어렵다”며 “은행의 시스템상 거액의 연봉이나 높은 직급을 약속하기 어려워 유인 요인도 적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전문 인력의 빈자리를 메우고자 선택한 것이 바로 학교나 외부 기관과의 전략적인 제휴다. 농협은 최근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과 빅데이터 교육 및 공동연구를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에 착수해 내년 5월이면 모든 계열사가 그룹의 빅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잘 다루는 직원이 적은 탓이다. 이에 농협은 서울대와 MOU를 통해 공동연구는 물론 빅데이터, AI 등 디지털 신기술 분야의 교육과정 개발에 방점을 둘 예정이다.

KB금융은 카이스트와 ‘KB-카이스트 금융AI연구센터’를 공동 설립했다. AI 기반 디지털 혁신 기술 개발은 물론 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고객관리 ▷상품관리 ▷신용평가 등의 연구를 하기 위해서다. 또 교육과정 개설과 현장의 우수인력 확보 등에 대해서도 협업하기로 했다.

지주 뿐아니라 국민은행도 ‘KB디지털 ACE아카데미’라는 자체 교육 과정을 만들어 전사적으로 디지털 인재를 키울 예정이다.

신한지주는 고려대와 협력해 금융권 최초로 디지털금융 석사과정을 개설했다. 디지털 금융과 금융보안, 블록체인ㆍ빅데이터 분석, 디지털전략 등의 내용을 커리큘럼에 포함해 은행이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려는 취지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의 성향 파악은 물론, ‘고객 이탈 모형’ 즉 다른 은행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는 고객 분석까지 빅데이터나 AI등 디지털 기술 활용이 고도화ㆍ전문화되고 있다”며 “이런 자료를 마케팅에 자유자재로 활용하려면 특정 전문인력은 물론,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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