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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화도 사진도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그림’…매튜 스톤 첫 아시아전
초이앤라거, ‘몸 안으로 들어가기’ 전
7월 20일~8월 23일…아시아 첫 개인전
“현대 예술가는 과거 ‘무당’과 비슷한 역할”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미완성처럼 보일지 모르나 완성작이다. SF영화에서 사이보그가 탄생하는 장면을 스틸 컷으로 담은 듯한 이 작품은 2012년 타임즈 선정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30대 작가’인 매튜 스톤(35ㆍ사진)의 신작이다.

서울 강남구 초이앤라거 갤러리 서울은 7월 20일부터 매튜 스톤의 아시아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Back into the Body(몸 안으로 들어가기)’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엔 3D 회화기법을 활용한 신작 10여점이 출품됐다. 

서울 강남구 초이앤라거 갤러리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여는 영국작가 매튜스톤. [사진제공=초이앤라거 갤러리]

전시장에서 만난 매튜 스톤은 이번 시리즈가 개인적 체험에서 연유했다고 설명한다. “반 수면상태에서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유체이탈’을 경험했어요. 침대에 누워있는데 내가 누운 나를 바라보는 기이한 상황이었죠. 몸에 대한 인식을 새로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작가는 몸을 영적세계로 들어가는 문이자 매개체로 생각한다. 누드를 그린 작품에서 군데 군데 빈 공간은 신체를 넘어서는 사유를 고민한 흔적이다. 작품 그 자체로도 “무엇이 안에 있을까,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길 바란다”는 작가의 화두를 직접적으로 제시한다.

작품에선 고전적 메타포가 읽히나, 현대적으로 변형됐다.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에선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도상이 떠오르고, 젖꼭지를 잡고 있는 인물은 ‘가브리엘 데스트레와 그 자매’가 연상된다. 다만 아이와 엄마는 흑인이고, 젖꼭지를 잡은건 남성으로 표현했다. “고전을 의도적으로 리메이크 했다기보다 이미지들을 차용했다”는 작가의 설명처럼 이미지는 현시대의 모습을 담아내며 재탄생했다.

작업 방식도 ‘현대적’이다. 붓터치가 강렬한 회화작품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회화, 사진, 디지털 컴퓨터 그래픽이 혼합된 작업이다. 투명한 유리판이나 아크릴 위에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은 뒤, 이 이미지를 3D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직접 제작한 다른 형태의 이미지들과 합성한다. 이렇게 완성한 이미지를 캔버스에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작품이 완성된다. 아날로그한 붓의 질감이 살아있으면서도 디지털 화된 가상공간이 더해져 초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초이앤라거 갤러리 측은 “평평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그림의 역사’에 대한 도전임과 동시에 사진과 그림의 경계를 무너뜨려,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매튜스톤, Other Peolple`s Energy, 2017, Digital print and acrylic on linen, 200x350cm.[사진제공=초이앤라거 갤러리]
영국작가 매튜 스톤의 `몸 안으로 들어가기`전 전시전경 [사진제공=초이앤라거갤러리]

얌전한 평면 회화 속 동시대를 담기위한 방식은 무척이나 전복적이다. 작가 자신도도 “나는 샤먼(무당)”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전복적이다. 작가는 “‘샤먼’이라는 단어가 주는 충격이 상당하다는 건 잘 안다(하하)”면서도 “나는 ‘예술이 일상에 지친 일반인에게 정신적 고양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는 예술의 가치를 믿는데 과거 샤먼의 역할도 비슷했다. 영적ㆍ정신적 세계와 대중을 소통하게 해주고 이런 예술과 마찬가지로 영적ㆍ정신적 가치를 중요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가상의 현실세계로 향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매튜 스톤의 전시는 8월 23일까지 이어진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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