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무더위 질병, 비브리오패혈증 ①] 매일 술 2~3잔 이상? 비브리오패혈증 조심하세요!
- 폭염 속에 비브리오패혈증 위험성↑
- 올해 확진 환자 2명 모두 결국 숨져
- 사망자 모두 알코올성 간 질환 앓아
-“알코올, 비브리오균 증식 환경 조성”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 4월 22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비브리오패혈증 확진 판정을 받은 A(53ㆍ경기 안양) 씨는 투병한 지 한 달도 못 된 5월 16일 사망했다. 평소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간경화를 앓던 A 씨는 지난 4월 초 경기도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입원 중 무단으로 외출해 어패류를 사 먹었다가 비브리오패혈증균에 감염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 환자가 외출 중 병원 주변 포장마차 등에서 술과 곁들여 어패류를 먹고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 들어 비브리오패혈증으로 확진 환자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 중 A 씨는 알코올성 간경화를 앓아, 평소에도 술을 습관적으로 술을 마셨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매일 술을 2~3잔 이상 마시는 습관적 음주자의 비브리오패혈증 감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술 속에 함유된 알코올은 비브리오패혈증균이 잘 자라도록 해 주므로 술을 자주 마신다면 비브리오패혈증을 조심해야 한다. 안주로 생선회나 어패류를 날로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수산물을 파는 한 시장의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헤럴드경제DB]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수(바닷물) 온도가 18도 이상인 시기에 증식하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일으키는 질병으로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집중 발생한다. 염도가 있는 바닷물에서 서식하는 균의 특성상 주로 생선회나 조개, 굴, 낙지 같은 어패류를 날로 먹을 때 감염된다. 피부의 상처를 통해 바닷물 속 균이 체내로 침입하는 경우도 있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해산물을 섭취하거나 바닷물에 접촉한 후 1~2주 이내에 급성 발열, 오한,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팔다리에 통증이 동반되는 부종, 수포, 괴사, 홍반 등이 나타난다면 비브리오패혈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건강한 사람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간염, 간경화 등 간질환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당뇨 등이 있는 만성질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비브리오패혈증으로인해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다”며 “특히 매일 술을 2~3잔 이상 마시는 습관적 음주자의 경우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비브리오패혈증으로 숨진 확진 환자 2명은 각각 알코올성 간경화(A 씨)와 C형 간염ㆍ당뇨를 앓던 고위험군이었다.

실제 우리나라 비브리오패혈증 환자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90% 이상의 환자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으며 66%가 간 질환자, 이중 43%는 간경화 환자였다. 특히 매일 알코올을 30g(소주 2~3잔) 이상 마시는 알코올 중독자는 무려 75%에 달했다. 이처럼 알코올성 간 질환자가 비브리오패혈증이 잘 걸리는 이유는 간기능과 관련이 있다.

전 원장은 “간은 철을 운반하는 단백질인 트랜스페린을 형성시키는데 알코올에 의해 간기능이 저하되면 트랜스페린이 감소돼 철 성분이 혈액 속으로 빠져나와 혈청의 철 농도를 상승시킨다”며 “철 성분은 비브리오균이 증식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으로 혈액 내 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주에 소독 효과가 있어 생선회와 같이 먹으면 괜찮다는 말 역시 의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에 불과하다. 전 원장은 “알코올은 신체의 면역성을 떨어뜨리고 간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며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하려면 날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해산물은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브리오패혈증은 병의 진행이 빠르고 사망률이 50% 이상으로 매우 높은 만큼 평소 예방을 철저히 하고 감염 증상이 보인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