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와이드인터뷰-로크미디어 이종주 대표] "게임으로 대중화할 수 있는 장르 문학 발굴 자신"


- 게임-웹소설 콜라보레이션 '앞장'



게임과 웹툰, 소설 등 다른 문화콘텐츠 간의 컨버전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달빛조각사'와 같은 소설이 게임으로 재탄생하기도 하고, 반대로 게임을 소재로 한 소설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공전절후의 히트를 기록하는 작품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로크미디어 이종주 대표는 먼저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콘텐츠가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웹툰 등 텍스트를 원작으로 하는 2차 콘텐츠로 확장되며 확고한 지지층을 형성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게임사와 작가 간의 의견 불일치가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으며, 게임과 원작 IㆍP가 제대로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끈다. 어떠한 형식으로든 접점을 만들어가며 2차 콘텐츠로의 확장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웹소설 플랫폼을 통해 장르문학이 점차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실패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시도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조언이다.
   

   

이종주 대표는 최근 출판업계의 동향에 대해 종이책에서 웹 플랫폼으로 전환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접근성이 높아졌기에 철저히 작가 중심으로 흘러갔던 과거에 비해 독자들의 피드백이 더 많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권 단위로 출판되던 소설 역시 회 단위로 웹에 연재되기 시작하며 출판 사이클도 빨라졌다. 자연스레 시장에 진입하는 신입 작가들도 많아지고, 콘텐츠 역시 다양화되며 볼거리가 많아졌다는 그의 설명이다.

진짜 킬러타이틀의 부재

실제로 이종주 대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빨라진 사이클로 인해 교정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적어진 부분은 있지만, 대중소설의 본질인 '재미' 측면에서는 오히려 좋아진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달빛조각사' 등 소설 IㆍP가 게임과 융화되는 것도 이러한 변화로 인해 자연스레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텍스트 콘텐츠가 2차 창작물로 확대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등 외부의 관심은 많지만, 결과물을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으로 그는 '대중성'을 제시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사건이 다른 그릇으로 담아지기에는 '메가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 없다는 것이다.
"'삼국지' 등 소설 IㆍP 기반의 게임들이 많이 성공했던 일본의 경우, 소설 자체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되고, 마니아층을 형성해 게임 등의 복합적인 콘텐츠로 자연스레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경우,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끈 작품이 없다 보니 복합 콘텐츠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가 없었고, 파생 창작물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설 IㆍP가 게임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고 단순히 '얹혀지는' 것 역시 이러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그의 설명이다. 즉, 대중들에게 작품을 각인시킬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지속적인 콘텐츠 융복합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게임과 소설의 지속적인 융합 시도에 대해서는 매우 높이 평가했다. 최대한 많은 접점을 찾는 자세는 필요하다는 뜻이다. 원작의 요소들을 최대한 반영하려면 이전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이 적격인데, 게임사 입장에서 이러한 형태는 비주류로 통하기에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때문에 게임과 소설 간에 최대한 많은 접점을 만들며 이러한 부분을 절충해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말에 담긴 속뜻이다.
"원작자나 마니아 입장에서는 원작의 더 많은 부분이 게임에 반영되는 것이 좋을 것이기에 불만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접점이 늘어나면 원작을 더욱 충실히 반영하는 작품들도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약간의 문제는 생길 수 있겠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더욱 많은 시도들이 생겨야 합니다."
   

   

특히 그는 최근 일어나는 변화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종이책에서 웹소설로 전환되며 신규 작가들도 계속 진입해오고 있고, 떠난 작가나 독자들도 복귀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무협지나 판타지 소설이 어린 연령대가 주로 향유하는 'B급' 상품이었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구매력을 가진 어른들이 독자로 합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작품이 탄생한다면, 게임이나 웹툰 등 다양한 2차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다는 그의 속내다.
이 대표는 모든 콘텐츠가 결국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기에, 텍스트 콘텐츠의 가치가 지속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텍스트 기반의 2차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큰 잠재력이 있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소설을 기반으로 한 웹툰 등을 자체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품고 있다. 2차적 저작권 제작 및 판매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기에, 당장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서서히 조직의 체질을 맞춰가며 시도해 가겠다는 뜻이다.
"이전에는 장르 문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기에, 로크미디어를 설립하며 'B급 문화를 양성화하는데 기여해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는 웹툰이나 게임 등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열리고 있죠.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러 번 시도해서 한 번 '히트'를 기록하고 나면 물꼬가 조금 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Side Story-'로크미디어'는 …
 

    로크미디어는 지난 2003년 설립된 출판 전문업체로 판타지, 게임소설 등 장르문학을 주로 출간한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지 등 웹소설 플랫폼으로도 영역을 넓혀 다양한 작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대표적인 출판작으로 남희성 작가의 '달빛조각사', 유성 작가의 '아크' 등이 있으며, 특히 '달빛조각사'의 경우 엑스엘게임즈와 계약을 맺고 모바일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프로필

● 1983년 대전 대신고등학교 졸업
● 1989년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 1990~1992년 정보성 출판사 부동산 및 경제분야 편집 책임
● 1993~1997년 새로운사람들 출판사 기획팀장
● 1997~2000년 국회 김민석의원실 보좌관
● 2003~現 로크미디어 대표
 
변동휘 기자 ga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