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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은 안보다]‘물안보 시대’ 성큼, 물 관리 일원화 시급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충북지방에 최근 내린 국지성폭우로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나고 도로유실, 농경지ㆍ주택침수 등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중부지방이 물난리를 겪는데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신음하고있다. 특히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은 오염돼 녹조가 심해지면서 ‘녹조라떼’로 변해가고 있다. 기후변화로 홍수와 가뭄이 빈발하면서 안정적인 물확보와 치수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부족 문제는 이미 심각하다. 20세기 전쟁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면 21세기의 전쟁은 물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점차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네이처’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80% 이상이 물안보 혹은 생물다양성 위협에 노출돼 있다. 마시는 물이 부족하고 오염되면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물이 부족하면 산업활동도 제약을 받는다. 


따라서 깨끗한 물을 충분히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기후변화로 예상되는 재해에 대비해 물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국가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 물문제는 국가의 생존문제와 직결돼 있다. ‘물안보(Water Security) 시대’가 성큼 다가서고 있는 셈이다.

이미 심각한 물부족 상황이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세계인구 78억명 중 38%인 29억6000만명이 물부족에 직면하게 되고, 2050년에는 94억명의 42%인 39억4000만명이 물로 고통을 받게 된다.

물부족 현상은 먼 아프리카와 중동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 1인당 재생가능 수자원량은 1453㎥(2003년 기준)수준으로, 153개국 중 129위에 그쳤다.국토부의 2011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평균 강수량의 약 1.6배인 1277㎜ 수준으로 적지 않다.

하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6분의1에 불과하다. 특히 극심한 강수량 편차로 홍수기에 흘러보내는 물이 많아 실제로는 더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2006년 나온 영국 생태환경 및 수문학센터(CEH)의 물빈곤지수(WPI)에서 우리나라는 62.4점으로 147개 조사국 중 4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29개국 중에서는 20위로 뒤쳐지고, 29개국 평균(67)보다도 한참 밑돌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물을 펑펑쓴다. 2014년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하루 282ℓ의 물을 소비한다. 영국(150ℓ), 프랑스(150ℓ), 독일(127ℓ) 등의 2배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존에 필요한 물의 양이 그들보다 2배가 되지 않는 이상 분명 어딘가로 물이 새고 있다는 얘기이고 효율적인 물관리시스템 정립이 시급한 이유다.

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수량, 수질, 등으로 나눠져 있는 물관리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 물관리가 일원화되면 다목적댐과 용수전용댐, 4대강 보,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의 효율적 개발과 배분으로 합리적 물자원 계획수립과 집행이 가능해진다.

최지용 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는 “물관리 능력 극대화를 위해 수질과 수량을 통합해 유역별로 관리하는 물관리 일원화가 시급하다”며 ”물 관련 대규모 개발이 완료되고 경제가 안정기에 접어든 대부분의 선진 국가들 역시 수량관리·오염처리·수요관리측면을 동시에 고려해 환경을 중심으로 통합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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