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와 협업, 업계 최초
현장방문 전제...한계는 여전
인터넷청약 의무화 의견도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주거용 오피스텔에 관심을 둔 수요자들에게 청약 예치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건설사가 나왔다. 이제까진 은행 통장을 통한 온라인 입금으로 처리해왔던 것이다. 최근 일부 오피스텔에서 예치금 ‘늑장환불’이 문제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낸 묘안이다.
현대건설이 20일부터 인천 송도국제도시 랜드마크시티에서 분양하는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 테라스’는 청약예치금 1건당 100만원을 현대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1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도 받는다. 온라인 입금 방식은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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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이 20일 분양하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송도 더 테라스’의 투시도. 이 회사는 업계 처음으로 청약 예치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미당첨자에게 청약금을 환불할 때 시간이 지연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것이다. [사진제공=현대건설] |
한 건설사 관계자는 “카드사를 이용하는 건 업계에서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와 제휴한 것으로, 송도는 청약 예치금 카드결제 시스템의 첫 시범 사업지”라며 “신용카드를 활용하면 결제액 승인 취소로 환불이 끝나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모 시행사는 경기도 하남에 지난달 분양한 한 오피스텔의 청약금을 한 달이 다 돼도록 미당첨자에게 돌려주지 못해 ‘늑장환불’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9만건 넘는 청약이 있었던 데다 입금 내역이 불명확한 걸 수작업으로 확인하다보니 벌어진 일이었다.
현대건설은 온라인 입금의 이런 맹점(盲點)을 신용카드로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광문 ‘송도 더 테라스’ 분양소장은 “온라인 입금 방식은 불특정 다수가 전국에서 여러 건 청약해 가수요가 붙어도 걸러내기 쉽지 않다”며 “환불계좌 확인도 어려운 데다 청약경쟁률을 높여 실수요자에게 돌아갈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청약 당첨자 발표일에 당첨자ㆍ미당첨자 모두 카드로 결제한 청약 예치금을 일괄 승인취소하고 당첨자만 계약서를 작성토록 하는 시스템을 운용한다.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 물량이 적지 않은 모 건설사 관계자는 “다음엔 고객편의를 위해 카드결제 방식을 도입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아예 오피스텔도 아파트처럼 금융결제원을 통한 인터넷 청약을 의무화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낸다. 준주택인 오피스텔은 주택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시행사 등이 견본주택에서 현장청약을 받을지, 인터넷 청약을 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현대건설의 ‘송도 더 테라스’는 현장청약을 받는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분양한 송도의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은 금융결제원 인터넷 청약을 진행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카드결제는 현장청약을 전제로 깔고 있다”며 “사업자 입장에선 환불리스크는 줄일 수 있지만, 사람이 몰리면 청약자들이 수 백미터의 줄을 서서 장시간 대기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순 없다”고 했다.
금융결제원 인터넷 청약은 당첨자 발표일 다음날 지정된 계좌로 미당첨자의 청약금을 반환해준다.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은 적용하지 않고 있다.
ho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