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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공룡들“오픈 인터넷 기반…망 중립성 폐기 절대 안돼”
구글·페북등 8만개 웹사이트
배너·동영상 동원 대규모 시위
저커버그 “개방형 플랫폼 지지”

AT&T 등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새 비즈니스 모델 개발”찬성
FCC 일반인 의견수렴 후 결정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트럼프 정부의 ‘망 중립성’(net neutrality) 폐기 정책에 항의하는 온라인 시위를 12일(현지시간)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부터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OK큐피드와 같은 매칭 사이트까지 8만 개가 넘는 웹사이트가 ‘망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인터넷와이드 행동의 날’(Internet-Wide Day of Action to Save Net Neutrality)에 동참했다. 이들은 웹사이트에 배너, 팝업 메시지, 짧은 동영상 등을 내걸고 망 중립성 원칙 파기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망 중립성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인터넷서비스 사업자에게 어떤 차별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오바마 정부가 2015년 ‘오픈인터넷 규칙’을 제정하며 이를 법제화했다. 네트워크 사업자가 이해 관계가 얽힌 사이트에 인위적으로 방문자를 유도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막을 수 있다.

동영상 콘텐츠 공급업체 넷플릭스가 망중립성 정책이 폐기될 경우 인터넷 로딩 속도가 느려지는 모습을 시연한 화면.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이를 폐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 초 임명한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대표적인 망 중립성 반대론자다. FCC는 5월 전체회의에서 망 중립성에 대한 수정 절차에 착수하자는 안건을 통과됐다. 민주당 의원들과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이 같은 변화가 인터넷 속도를 늦춰 소비자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인터넷업계는 미국의 망 중립성 폐기 움직임이 각국 정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그간 잠잠했던 IT 공룡들이 이날 일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구글은 망 중립성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블로그 포스트를 게재했다. 이와 함께 방문자들이 관련 정보를 더 많이 얻고 의견을 교류할 수 있도록 인터넷협회 웹사이트를 안내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에 “지금 FCC는 인터넷이 모두를 위해 개방형 플랫폼으로 계속 유지되도록 규칙을 가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그 규칙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위터 등 SNS는 망 중립성 유지를 지지하는 뜻에서 사용자에게 해시태그 ‘#NetNeutrality’ ‘#savethenet ’ 활용을 장려했다. 아울러 공식 블로그에서 “망 중립성은 경쟁력 있는 자유로운 기업, 기업의 시장 진입 및 글로벌 고객에 도달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 경쟁하기 위해 거물이 될 필요가 없다. 누구나 훌륭한 아이디어와 공유할 수 있는 독창적 시각, 강력한 비전만 있다면 게임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뉴스 사이트 ‘레딧’은 텍스트를 천천히 로딩시키면서 “당신이 좋아하는 사이트가 느리게 로딩되면 인터넷이 덜 재미있습니다. 그렇지 않나요?”라는 팝업 메시지를 띄웠다. 넷플릭스는 FCC에 항의 메시지를 쓸 수 있는 배너를 홈페이지 상단에 내걸었고, 아마존은 망 중립성을 설명하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미국시민자유연맹(The 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은 웹사이트 팝업 배너에서 “트럼프의 FCC는 망 중립성을 없애길 원한다. 이것은 통신회사가 싫어하는 또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어떤 사이트든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AT&T와 버라이즌 등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망 중립성과 같은 규제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막는다고 맞섰다. 단순히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과거 방식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망 중립성 규제가 사업자들을 네트워크 투자에 인색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FCC는 최종투표 전 8월 중순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의견을 받는다. 현재까지 630만 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수천 명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국회의사당 사무소에 전화해 망 중립성 폐기에 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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