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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바다의 4차 산업혁명, e-내비게이션이 답이다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 마술과 구별되지 않는다.’ 영국의 세계적인 과학 소설가 아서 클라크(Arthur C. Clarke)가 한 말이다. 평소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처럼 과거 선조들은 마술처럼 여겼을 기술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돌아보면 새삼 놀랍게 여겨질 때가 있다.

이러한 눈부신 기술진보는 선박운항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에는 뱃사람의 경험에만 의지해 망망대해를 항해했지만, 이제는 디지털화된 해양안전정보를 기반으로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항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e-내비게이션(e-Navigation) 시대 개막이 눈앞에 와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채택한 e-내비게이션은 선박운항기술에 ICT을 결합한 차세대 해양안전관리체계로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선박의 복잡한 아날로그 항해장비들이 하나의 디지털 장비로 통합되고, 선박에 실시간 맞춤형 안전정보 제공을 위한 육상시스템과 디지털 해상무선통신망이 구축될 예정이다.

e-내비게이션의 도입은 그간 단순 휴대폰 통화조차 어려웠던 해상의 정보통신 체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무선통신망을 통해 전자해도 업데이트 서비스가 제공되고, 육ㆍ해상 간 해양안전 정보가 실시간으로 교환되며, 육상시스템에서 충돌 등 위험상황을 자동으로 예측하여 선박에 제공함으로써 해양사고의 82%에 달하는 인적과실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e-내비게이션이 본격 도입되는 2020년 이후 10년 동안 디지털 선박장비, 해상무선통신 인프라 및 서비스 플랫폼 등의 보급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1200조 원 규모의 신규시장이 형성되고, 해양분야 4차 산업혁명의 초석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는 이에 대비하여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30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한국형 e-내비게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IMO가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세계 최초로 연안에서 100km 떨어진 해상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한 초고속 해상무선통신망(LTE-Maritime)을 구축하고, 어선ㆍ소형 여객선과 같이 사고에 취약한 비국제항해 선박에 특화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더하여 IMO-IHO(국제수로기구)간 e-내비게이션 표준화그룹 의장국 활동 등 한국형 e-내비게이션의 국제브랜드화를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 북미, 아시아ㆍ태평양 등 세계 3대 지역의 이내비게이션 국제 콘퍼런스 조정위원회와 IMO-IHO 간 표준화그룹의 의장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래형 신산업과 4차 산업혁명 등 일자리 창출의 모범 답안을 바다에서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형 e-내비게이션’이 해상안전 확보는 물론 바다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선두주자로서 그 모범 답안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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