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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황희 정승처럼 하라
‘우리 부서와 업무적으로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는 부서의 부장님이 우리 부장님과 사이가 안 좋아서 얼마 전에는 공개석상에서 고성을 지르며 크게 다투기까지 했습니다.

그날 이후 업무 협조 사인을 받으러 가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서 힘들게 만들고, 기회 있을 때 마다 두 분이 상대방 험담을 자주 해서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어서 가정법으로 말하겠다. 즉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내 ‘처신으로 인한 목표’를 좁혀 잡겠다.

즉, 내가 어떻게 함으로써 두 상사의 화해나 업무적 능률을 기하겠다는 등의 고상한 수준은 접어두고 오로지 내가 다치지 않고 살아남는 데에 목표를 둔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두 상사 모두에게 얼굴에 감정을 담지 말고 잘 해주면서 보직에 변동이 있기를 기다리겠다. 섣불리 내가 모시는 분을 위한답시고 나서서 저쪽 상사에게 결정적 미움을 사면 나중에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큰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또한 저쪽 부장이 이쪽 부장에게 쏟아내는 언사를 고자질해서도 안 된다. 둘 사이의 감정이 더 격해질 뿐만 아니라 자칫 오해가 생겼을 때는 ‘누가 그랬는데?’하고 메신저를 찾아내기 때문에 내 입장이 곤란해진다.

이런 식의 처신은 그야말로 옛날 황희 정승이 재판을 하다가 ‘이 사람도 옳고 저 사람도 옳고, 그런 게 어디 있느냐는 부인도 모두 옳소’라고 했다는 故事처럼 양쪽에 두루뭉술하게 ‘중립’을 지키는 것인데, 이때 두 상사 모두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면 안 된다.

바둑에서 말하는 ‘我生然後殺他’는 조직에서도 진리이기 때문이다.

사이 안 좋은 두 상사 사이에 끼인 직장인들이여!! 현명한 사람은 침묵의 성전 속에 거처하는 법이요, 소나기가 심할 때는 잠시 몸을 피해야 하는 법이다. 두 상사가 대립할 때는 왕 짜증나는 속에서도 오히려 더 감정을 숨기고 은밀히 현명하게 처신하라. 불합리한 싸움에 섣불리 내 상사를 위한다고 나서서 대리전을 치르지 말라. 내 등만 터진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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