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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설마설마했는데, 면세점 조작이라니…
“지난 2015년부터 이어져 온 세 차례 면세점 선정이 있을때마다 의혹이 있었다. 하지만 설마설마 했다. 그런데 막상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니 참으로 허탈합니다.”

세 차례 치러진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과 관련한 감사원의 발표가 있자마자 면세점 업계 사이에선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한마디로 충격적이었다는 것이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1, 2차 선정때 관세청은 매장 면적과 매출 대비 기부금 비율을 낮춰 특정업체를 탈락시켰다. 감사원에 따르면 규정을 지켜 관세청이 심사를 공정하게 했었다면 그때의 순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었다. 결국‘조작’이 개입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1, 2차 선정 당시 이런 의혹들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런 의혹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은 귀를 막았다.

또 3차 면세점 선정때 대통령의 한마디에 일사분란하게 신규 특허를 무더기로 남발하기 위해 용역결과를 부풀리는 등 조작적으로 신규 특허를 준 정황도 드러났다. 제대로 평가했으면 매장 1곳만 추가해야 했다. 특히 관세청은 외국인 고객수 등 기초 자료를 조작해 면세점 추가 특허발급 수를 억지로 늘렸다.

그 결과 2014년까지 6곳이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10곳으로 두배로 늘어났고 아직도 3곳은 문을 열기 위해 한창 준비중에 있다. 국내 전체 면세점 수는 2011년 32곳에서 지난해 50곳으로 늘었다.

멀리 바라볼 필요도 없다. 바로 몇 년전 메르스 사태가 대표적이다. 메르스 사태때 중국인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도 발길이 끊기면서 면세 사업은 최악의 길을 걸었다. 마냥 메르스사태가 진정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나쁜 기억은 또 있다. 지난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때 관광객들이 대거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면세점 수를 대폭 늘렸다. 하지만 일본 경제의 불황과 함께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최악의 상황이 됐다. 그 결과 29개의 면세점들은 스스로 문을 닫는 등 6곳으로 재편됐다.

오판은 계속됐다. 바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다. 정부가 사드 대응에 무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면세점은 사실상 고사 위기 직전에 몰린 것인 현실이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임대료도 못낼 정도로 수익이 악화되자 특허기간이 몇년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제주공항면세점 사업을 스스로 포기하기까지 했다. 다른면세점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면세점에 대한 무분별한 규제가 결국은 면세점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면세 사업은 특성상 정부 규제는 필요하나, 정부가 직접 나서 사업자 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등 그 규제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면세점이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은 그래서 나온다.

면세점 영업은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 관세청의 면세점 조작 사건은 어찌보면 사상 최대의 대국민 사기극이다. 면세점에 대한 규제,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야 할 때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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