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文정부 인사, 절반 이상이 대통령 공약 ‘5대 비리’ 의혹
2005년이후 ‘적격’ 51%…현 정부선 못미쳐
허위 혼인신고·음주운전·학생부 관여 등
수사 필요한 ‘범죄행위’ 의혹들도 상당수
野 “자기 잘못 숨기고 모두 야당 탓…적폐”

“임명하지 못할 결정적 흠결이 없는 상황에서 조속한 국정 정상화를 위해 부득이 임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전병헌 정무수석이 직접 밝힌 조대엽 고용노동부ㆍ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이다. 음주운전을 하고 자신이 관여한 회사에서 임금을 체불했던 고용노동부 장관, 전역 후 특정 방산 관련 업체에서 거액의 급여를 받으며 일했던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권과 여론의 비판은 ‘흠집내기, 발목잡기’에 불과하다는 청와대의 고립무원 판단이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2005년 7월부터 지난 정부까지 국무총리 및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모두 126회가 열렸다. 이 중 ‘적격’으로 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64건, 51%에 불과했다. ‘부적격’으로 청와대로 넘어간 경우는 36건, 29%였다. 

특히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자체를 거부했지만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 경우는 20건, 16%에 달했다. 반면 청와대가 국회의 의견을 존중, 자진사퇴 또는 지명철회로 마무리한 경우는 6건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의 장관 및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처리 비율은 이보다 떨어진다.

지금까지 20명의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지만, 적격 의견으로 문제 없이 통과된 경우는 손에 꼽힌다.

이런저런 이유로 청문회가 제때 열리지 못했고, 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보고서 채택 자체가 불발되면서 ‘물에 술 탄 듯이’ 임명되는 경우가 많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대표적인 예다. “국회가 인사로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청와대의 하소연도 여기에서 나온다.

하지만 각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 전후로 제기된 의혹, 또 후보자 본인이 청문회 과정에서 인정한 내역들을 보면 결코 국회 탓만 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절대 중용하지 않겠다’고 당선 전부터 약속한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소위 ‘5대 비리’를 인정한 사람만 10명이 넘는다.

여기에 자녀 학생부 기록 개입, 가짜 도장으로 허위 혼인신고, 음주운전, 반복적인 교통질서 위반 등 고위 공직자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의혹을 넘어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가 뒤따라야 할 내역들도 상당수 발견됐다.

또 과거 야권, 운동권, 시민단체 시절 했던 친북 성향 발언을 청문회장에서 구차하게 뒤집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서울의 화려한 야경을 타락한 불빛, 평양의 야경을 승려의 옷 색에 비유한 도종환 장관의 방문기 해석과 김상곤 장관의 ‘자본주의 경영학자’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인사청문회가 다음주 예정됐거나, 아직 임명조차 되지 못한 장관 자리 인사까지 더하면 과거 정부보다 못한 결과물을 숫자로 보여줘야 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공정한 논문, 학사관리가 생명인 교육부장관이 논문 표절 논란에 시달리고, 국방개혁을 해야 할 국방부 장관이 특정 방산 관련 업체와 연계된 곳에서 매달 수천만원의 급여를, 또 노동부 장관이 임금 채불을 하는 직무 적격성 자체를 의심하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송 후보자는 2009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법무법인 율촌의 방산 사업 관련 고문으로서 9억9000만 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별도의 계약서도 없이 한 달 기준 3000만 원의 자문료를 챙긴 것이다. 야당이 “장관 청문회가 아니라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비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이 추경과 정부조직개편을 인사와 연계해서 안타깝다고 한 말은, 자기 잘못은 숨기고, 감추고, 변명하면서 모두 야당 탓으로 돌리던 전 정부와 무엇이 다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대통령의 이런 생각이 청산되어야 할 대한민국의 적폐”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이 같은 인사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여당의 정확한 민심 전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여당은 야당과 소통에도 주력하고 또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범퍼 역활도 해줘야 한다”며 “잘하는 여당이란 여론을 가감없이 청와대에 전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ㆍ홍태화 기자/choij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