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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요즘처럼 매체들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의 다양함을 자주 소개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자연과 동화되어 욕심 없이 산속에서 살아가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속 사람들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KBS ‘사람과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에게 주목한다. 가령, ‘암벽등반을 하는 70대 부부’는 자식을 기르기 위해 자신에게 한번도 투자하지 못한 노부부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돈을 쓰는 모습을 보여준다.


TV 등 각종 미디어들은 ‘욜로’(YOLO, 한번 뿐인 인생)’ 트렌드를 강요하듯 부추긴다. ‘꽃보다 청춘’ ‘꽃놀이패’ ‘뭉쳐야 뜬다’ ‘배틀 트립’ ‘주말엔 숲으로’ ‘효리네 민박’ 등을 보면 여행 한번 안가면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다.

2016년 ‘꽃보다 청춘’에서 아프리카를 홀로 여행하는 한 서양 여성이 류준열의 휴대폰에 ‘욜로’라는 단어를 남길 때 국내의 욜로 열풍은 본격 시작됐다. 그것이 우리에게 무지하게 멋있는 삶으로서 전해졌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삶의 방식이란 게 정답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정해진 길이 있는 것처럼 사는 경향이 있다. 대학에 가고 취직 준비를 하고, 취업하는 직종도 공무원이거나 대기업 사원 등 목표가 비슷한 경우가 많다.

다양한 선택지의 하나로서 제시되는 욜로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권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욜로 현상에는 도시생활의 피곤함과 함께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짙게 반영돼 있다.

젊은이들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면에는 미래가 암울하고,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는 비관론이 자리잡고 있다. 그것이 한번 뿐인 인생, 이 순간을 즐기자는 현실주의 내지는 쾌락주의를 낳았다. 미디어는 우아한 현실주의자, 고급진 쾌락주의자를 찾아나서 적당히 포장해 소개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답하는 욜로는 수많은 선택지중 하나일 뿐이다. 이는 미디어를 좀 더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병기 선임기자/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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