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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대간 따라 쪽빛 동해바다가 어서 오라 손짓하네
계곡 트레킹·해수욕 한번에…경동지괴의 선물
속초 해변명품길 걷고 설악 토왕성폭포 장관
원주 뮤지엄‘산’최대 미술관…거장작품 즐비
울진 금강산숲길은 보부상 기충전…예약 필수
울산 대왕암~슬도 산책로 기암괴석 절경 탄성

-올 여름에 꼭 가봐야할 ‘한국관광 100선’

남태평양보다 짙고, 지중해보다 강렬한 청록빛 동해가 문을 열었다.

고성-속초-강릉-동해-삼척-울진-영덕-포항-울산-부산으로 이어지는 770㎞ 경동지괴 해파랑길은 산악 계곡 트레킹과 ‘바다 풍덩’이 한꺼번에 허락된 신의 선물이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고원지대, 평창의 오대산 숲과 대관령은 ‘여름 속 가을’로 격무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손을 내민다.

문광부 조사결과, 동해를 낀 부산, 울산, 강원, 경북에 가겠다는 국민이 절반이다. 여행지 선택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을 곳은 빅데이터 분석과 여행 전문가 수십명의 현장 답사를 통해 뽑아낸 ‘2017~2018년 한국관광 100선’이다. ‘100선’중 동해를 낀 곳은 ‘산 옆의 바다’가 주는 버라이어티 매력을 발산한다.


해변 그 자체로는 유일하게 한국관광 100선에 뽑힌 ‘속초해변’이 작년에는 포켓몬 열풍으로 인기를 얻더니, 올해엔 ▷동서고속도로 개통 ▷해변명품산책길 ‘바다향기로’ ▷1만5000㎡(약 4550평) 규모 꽃밭과 조명이 어우러진 바다 정원(SEA GARDEN) 신규 조성 등을 통해 2017년형 열풍을 이어갈 조짐이다. 성수대교에서 속초IC까지 180여㎞.

속초해수욕장에서 출발해 오는 20일 외옹치에 새로 개장하는 롯데 호텔&리조트 근처까지 도달하는, 850m 길이의 ‘바다향기로’엔 해변 스탠드, 경광보도교 등이 설치돼 가족, 연인, 친구 산책객들에게 낭만적인 서정을 제공한다. 속초앞바다엔 새들의 낙원 조도(鳥島)가 둥실 떠있고, 항아리 모양으로 도드라진 외옹치는 아는 사람만 아는 속초 최고의 청정지역이라 경치도 횟감도 좋다. 해수욕장 야외무대는 비 가림막이 있어 누구든 사계절 버스킹 하도록 꾸몄다.

청초호와 속초바다 사이 아바이마을에선 문화예술인집단 ‘아트플랫폼 갯배’가 오는 30일까지 ‘아바이마을 사람들’이라는 사진전을 연다. 실향민들의 애환을 담았다. 아바이마을과 옛 수협사무실 사이 70m 넓이의 수로는 수중 철선으로 엮은 배를 손님들이 손잡이로 끄는 ‘갯배’가 다닌다.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가는 배에 송승헌이 타고, 오는 배에 송혜교가 몸을 실었지만 그냥 지나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설악산의 권금성은 케이블카로 손쉽게 등정해 설악산 동편을 병풍처럼 감상하는 곳이고, 울산바위와 토왕성 폭포는 땀 흘린 보람을 느끼는 정복자의 안식처이다.

수도권에서 동서고속도로를 타고 동해안으로 가다 중간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을 걷는 것도 좋다. 40년간 가꾸고 보존만 하다가 2012년부터 개방된 이곳은 탐방코스, 치유코스, 자작나무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스트레스 해소와 심폐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는 피톤치드가 풍부해 걷기만 해도 심신 치유가 된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여유있게 동해안 바캉스를 갈 때, 원주 뮤지엄산과 올림픽의 고장 평창 오대산, 대관령을 거친다면 예술, 산, 계곡, 바다를 두루 즐길수 있겠다.

일본 건축가 안도타다오가 8년간 관여해 지어진 뮤지엄 산(SAN)은 대지 면적 7만 1172㎡, 전시 공간 5445㎡, 관람 동선 2㎞의 국내 최대 미술관이다. 노출형 건축 기법이 잘 구현된 이 미술관에는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이쾌대 등 거장의 작품과 백남준 씨의 비디오 아트 ‘커뮤니케이션 타워(Communication Tower)’가 있다.

월정사~상원사 구간 9㎞ 가량 이어진 숲길 선재길에선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길과 함께 계곡이 동행해 여름 트레킹도 시원하다. 월정사 숲길은 동계올림픽 유명세와 함께 세계적인 산책로가 됐다. 대관령 하늘목장과 삼양목장에 오른다면 얇은 긴 팔 점퍼 하나쯤 준비해야 한다. 멀리 스키점프대를 보노라면, 더더욱 땀이 날 새가 없다.

해파랑길엔 ‘한국관광 100선’이 즐비하다. 강릉 커피거리, 삼척 대이리 동굴, 울진 금강송숲길, 영덕 대게거리, 포항 죽도시장, 울산 대왕암고원과 십리대숲, 부산 태종대 갈맷길까지.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은 ‘예약제’일 만큼, 당차게 엄두를 내서 가보지 않으면 접할 기회를 얻기 어렵다. 숲 해설사와 동반해 희귀 수종과 생태를 조심스럽게 알아가는 곳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후계림을 조성하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 보부상이 그 힘든 길을 걸으면서 힘을 냈던 것은 금강송-소광리계곡-찬물내기 등이 만들어낸 보약같은 청정자연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첫 태양은 독도에서 맞지만, 본토의 첫 태양은 울산 간절곶에서 뜬다. 호랑이 엉덩이 부분이다. 간절곶에서 일출을 감상한 뒤 북쪽으로 솔개, 진하해수욕장을 지나 30㎞쯤 가면 신라 문무대왕의 비가 호국룡이 되어 잠겼다는 전설을 품은 대왕암을 만난다. 해송군락과 울기등대가 어우려져 공원이 됐다. 대왕암에서 슬도까지 2㎞ 남짓한 해안 산책로에선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의 호사스런 호위를 받는다.

대왕암에서 서쪽으로 태화강을 따라 구 삼호교에서 태화루 아래 용금소까지 조성된 ‘십리대숲’은 무사들의 차가운 눈빛 교환이 있었을 것 같은 서늘함이 더위를 잊게 한다. 대나무의 음이온때문에 머리가 맑아진다. 폐수에서 1급수로 변모한 태화강의 기적은 ‘자연이 사람을 살린다’는 평범한 진리를 울산 사람들이 간파한 결과이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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